
다음 날 아침, 양 떼를 이끌고 들판에 간 다윗은 우리마다 양을 구분해서 넣어뒀습니다. 그리고는 먼저 어린 양의 우리를 열어 줬습니다. 어린 양들은 이곳저곳을 콩콩대고 다니며 그동안 못 먹었던 연한 풀을 실컷 뜯어 먹었습니다. 어린 양들은 이슬에 촉촉해진 야들야들한 연두색 풀이 맛있다는 듯 열심히 먹었습니다.
어린 양들이 한참을 먹고 나자 이번에는 늙은 양의 우리를 열어줬습니다. 나이 든 양들은 천천히 우리를 나와서는 여유롭게 연한 풀을 뜯었습니다. 어린 양들이 먹은 후였지만 늙은 양들이 먹을 여린 풀은 여전히 충분했습니다. 그간 젊은 양들의 텃세에 밀려 제대로 먹지 못하고 굶주리던 늙은 양들은 오랜만에 포식했습니다. 늙은 양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기분 좋은 소리를 내었습니다.
다윗은 늙은 양들까지 양껏 풀을 뜯어 먹은 다음에야 젊고 튼실한 양들을 풀어줬습니다. 젊은 양들은 기다렸다는 듯 우리를 펄쩍펄쩍 뛰어나와 풀을 먹기 시작하였습니다. 남은 것이라고는 짙은 풀색의 질긴 풀들뿐이었지만, 이빨이 튼튼하고 기운이 센 젊은 양들에게는 문제 될 것이 없었습니다. 젊은 양들은 한입 가득 풀을 뽑아서는 힘차게 우걱우걱 씹어 먹었습니다. 그간의 고민이 해결된 다윗은 어느 때보다 밝은 미소로 양들을 바라보았습니다. 배불러 기분이 좋아진 양들을 보니 저절로 배가 부른 기분이었습니다.
훌륭한 리더는 구성원들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화합을 이끌어 내요.약자를 먼저 배려하지만, 강자 또한 이롭게 지낼 방법을고민하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