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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직업을 만나다] (19) 증강현실 전문가

2017/06/06 16:21:58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가장 처음 만든 작품은 '천원송'입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천 원짜리 지폐를 비추면, 지폐 속에 그려진 위인이 튀어나와서 '천원송'을 부르죠."

지난 2012년에는 제18대 대통령 선거 홍보물에 AR을 접목시키는 색다른 시도를 했다. 가정으로 배달된 홍보물에 스마트폰 카메라를 갖다대면 해당 후보가 나타나 자신의 공약을 설명해 주는 형식이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손을 맞잡고 초등생 대상 '와그작 사이언스'라는 과학 교재도 만들었다. 태양계의 움직임, 화산 폭발 과정들을 AR로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콘텐츠다.

박 대표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하다가 AR로 넘어온 케이스다. 그는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했고, 졸업한 뒤에는 일반 회사에 들어가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고 말했다.

"2011년에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던 지인을 통해 '증강현실' 기술에 대해 알게 됐어요. '이걸 잘 이용하면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유익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어요. 그때부터 AR에 푹 빠졌죠. 회사에 갔다 집에 돌아와 새벽 4시까지 매일 AR을 공부했어요. 8개월 정도 열심히 익힌 뒤 지금의 증강현실 전문회사를 차렸죠."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AR 작품 제작

AR 콘텐츠는 ▲기술 개발 ▲콘텐츠 기획 ▲제작 등 세 가지 단계를 거쳐 완성된다. 먼저 AR 기술 개발자가 'C#' 등 컴퓨터 언어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도 개발자의 몫이다.

여기에 콘텐츠 기획자의 '스토리텔링'이 더해진다. AR 기술에 이야기를 입히는 단계다. 콘텐츠 기획자들은 사람들의 흥미를 끌 만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콘티를 짜고 스토리를 구성한다. 박 대표는 "스토리텔링은 AR 콘텐츠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콘텐츠 기획자가 만든 스토리를 바탕으로 2D 디자이너와 3D 모델러 등 전문가들이 콘텐츠를 제작한다. 2D 디자이너가 그림을 그리면 3D 모델러가 'MAYA'나 '3D max' 등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입체로 구현한다. 박 대표는 "증강현실 기술을 잘 이해하고 있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로 떠올라

AR 기술의 미래 전망은 매우 밝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과 결합하면 광범위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해진다.

"미래에는 위급한 사고 현장에서 의료진이 의식을 잃은 사람 얼굴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추면 그 사람 혈액형과 관련 의료 정보가 바로 뜰 거예요. 훨씬 빠르고 적절한 치료가 가능해지겠죠. 교육 분야에서도 활발히 쓰일 겁니다. 과학 시간에 우주에 대해 배운다고 생각해보세요. 칠판에 붙은 태양계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비추면 3D로 구현된 우주의 영상이 화면에 뜨면서 더욱 생생하게 배울 수 있지요."

그는 증강현실 전문가를 꿈꾸는 어린이들에게 '무한 상상력'을 주문했다. "증강현실 전문가는 현실에 없는 것들을 창조해서 보여줘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평소에도 호기심을 갖고 주변을 바라보는 습관을 가져보세요. 매일 보던 것들인데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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