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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인터뷰]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

2017/06/01 17:00:01

◇"과학은 몸으로 배워야 한다"

서울시립과학관에는 눈으로만 보는 전시물은 없다. 관람객이 직접 손으로 작동해 보고 체험해야 한다. 모든 전시물 앞에 의자가 놓인 것도 그때문이다. 관람객들이 이리저리 손을 대다 보니 개관 2주 만에 '수리 중' 안내가 붙은 전시물들이 생겨나고 있다.

"여러 사람이 만지는 전시물이니 망가지는 게 당연합니다. 단순히 보는 것만으로는 과학 원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어요. 전시물을 이리저리 만져보고 작동시켜봐야 해요. '방문객(visitor)'은 이 과정을 통해 '학습자(learner)'로 거듭나게 되죠."

전시관에는 따로 가이드라인을 두지 않았다. 단계별로 안내하면서 그대로 따라 하게 하는 건 학생들에게서 '실패할 기회'를 빼앗는 것이라고 이 관장은 설명했다.

"전시관 안에 블록으로 다리를 지을 수 있는 곳이 있어요. 튼튼한 다리를 만들어서 무게를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알아보는 공간이죠. 여기에는 별다른 안내가 없어요. 정답도 없죠. 그런데 아이들은 곧잘 해요. 무작정 다리를 만들고 무너지면 다시 방법을 바꿔서 또 만들어요. 그렇게 실패를 통해 자기만의 답을 찾아나가는 겁니다."

이 관장은 아이들이 실패 속에서 재미를 찾는다고 했다. "아이들이 놀이를 재밌어하는 이유가 뭔지 아세요? 그 속에 실패가 있기 때문이에요. 술래잡기를 예로 들어 볼까요? 술래로부터 도망치는데 '실패'한 사람이 다시 술래가 되죠. 그리고 생각하게 돼요. '이렇게 하니까 금방 잡히더라. 다음에는 다른 방식으로 해야지'하고요. 아무도 실패하지 않고 답이 정해져 있다면 놀이도 무척 재미없게 느낄 거예요."

◇어려운 과학관? 오히려 흥미 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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