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08 16:15:39
◇'스피드'와 '정교함'이 어우러진 라크로스
"대! 한! 민! 국! 코리아!"
지난 7일 오후 3시 경기 용인대학교 구기전용운동장. 우렁찬 기합 소리와 함께 라크로스 여자 대표팀의 훈련이 시작됐다. 라크로스는 축구나 하키처럼 공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는 종목으로 근력과 지구력이 필수다. 선수들은 손에 라켓 스틱을 들고서 인터벌과 서킷트레이닝 등 기초 체력 훈련을 한 시간이나 계속했다.
"사과! 사과!"
본격적인 전술 훈련이 시작되자 의문의 단어가 선수들의 입에서 쏟아졌다. 여기서 말하는 '사과'는 작전명. 선수들끼리만 아는 일종의 '암호'다. 최예지(22) 국가대표팀 매니저는 "실전에서 상대팀이 우리의 전술을 알아채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과, 포도, 맥주, 하마 등 작전명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시속 100㎞에 육박하는 공의 스피드, 끊임없이 잔걸음을 치는 선수들의 움직임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보는 사람의 혼을 쏙 빼놓는다. 동료의 스틱을 향해 정확하게 공을 던져야 하고 또 그걸 받아 슛으로 연결해야 하는 정밀한 스포츠이기도 하다.
라크로스 14년 차로 팀 맏언니인 이혜수(29) 선수는 "스피드에 중독됐다"며 웃었다. 그는 "고등학교 때까지 축구, 농구, 육상 등 여러 종목을 즐겼지만 이보다 짜릿하고 매력 있는 스포츠는 없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