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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서 얻은 아이디어로 '제2의 인생' 활짝 열었어요

2017/05/07 16:21:33

아이 위한 팟캐스트 제작으로 인기 끌어

지자체인 경기 광명시로부터 운영비를 지원받는 팟캐스트가 있다. 전문 팟캐스터이자 전업주부인 이용씨의 '필스(Phil's)교양' 얘기다. 이씨는 지난해 말 필스교양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후원 모금을 진행했는데 한 달 만에 목표의 2배를 거둬들였다. 그는 "아이를 키우느라 고생하는 부모에게 '혼자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주고 위로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육아 팟캐스트를 시작했다"며 "독박육아를 하는 부모들에게 특히 반응이 좋다"고 웃었다.

필스교양은 지난 2015년 태어난 아들 필영군의 이름에서 따왔다. 시사·교양 이야기를 어린이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게 전달한다는 콘셉트로 기획했다. 필스교양을 시작한 계기는 육아 참여다. 전문 팟캐스터인 이씨는 평범한 직장인 남편보다 육아에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아내의 출산 과정과 육아를 곁에서 지켜보니 우리 사회에서 아이를 키우는 일이 매우 고단하다는 점을 느꼈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에게 동지 혹은 전우가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단순히 '여러분, 육아 힘드시죠. 우리 힘냅시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부모 입장에서 아이에게 들려줄 만한 공통 관심사를 이야기하는 게 더 효과적일 거라 생각했죠."

필스교양은 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정치적이거나 자극적인 내용을 담지 않는다. 메인 코너인 '비국정교과서'에서는 교과서에 나올 만한 주제의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예컨대 유전 법칙을 설명하는 '멘델의 법칙'을 다루면서 '이 연구가 애초 인종차별의 근거로 쓰였고 우생학으로 발전했다'는 사실을 소개하는 식이다. '쿼츠북(quotes book)'은 쉽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직업을 소개하면서 진로 탐색 범위를 넓혀주는 코너다. 그간 박물관장, 천문학자, 과학 커뮤니케이터, 프로파일러, 래퍼, 웹툰 작가 등이 출연했다. 현재 양기대 광명시장의 출연 약속도 받아놓은 상태다. 아들 필영군이 대중문화를 즐길 정도로 클 무렵엔 '고전(古典)'이라고 불리게 될 양질의 문화 콘텐츠를 소개하는 '고전의 방주', 연애·결혼·출산·육아에 관한 본질적 의미를 생각하는 '연애담방' 등 코너도 있다.

이씨의 포부는 육아에 대한 긍정적인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그는 "결혼과 육아에 대한 부정적인 얘기가 만연한 게 우리 사회"라며 "육아가 고되지만 그만큼 보람차고 즐거운 일이란 걸 알기에 이를 널리 알리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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