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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인터뷰] 곤충으로 고대 장례 풍습 밝히고, 범죄 실마리 찾죠

2017/04/30 17:10:56

과거의 비밀을 푸는 열쇠 '곤충'

현재 우리나라에서 법의곤충학을 다루는 박사급 법의곤충학자는 네 명뿐이다. 이중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법의학교실의 박성환(44) 교수와 신상언(42) 연구강사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사망 사건' '포천 고무통 살인 사건' 등 굵직굵직한 사건에 투입돼 수사에 도움을 줬다.

이번 금동신발 파리 번데기 껍질 분석은 신상언 강사가 주도했다. 그는 "곤충을 무덤 안에 부장품으로 묻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처럼 예기치 않게 들어간 사례는 처음"이라고 했다.

신 강사는 신발이 발견된 돌방(고분 안의 돌로된 방)처럼 빛을 차단한 뒤 평균 온도 16도, 습도 90%의 환경을 조성해 파리의 생태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파리가 '번데기'일때만 무덤 환경에서 성충이 될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즉 파리가 알이나 구더기 상태였을 때는 시신이 무덤 밖에 있었다는 얘기다.

"사람이 죽으면 보통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사이에 파리가 시체에 접근해 알을 낳습니다. 파리가 알에서 번데기가 되기까지 보통 6.5일이 걸리므로 이 기간에는 시신이 외부에 노출돼 있었다고 결론을 내렸죠. 아마 파리 구더기가 포식자의 눈을 피할 공간을 찾다가 신발을 은신천로 결정한 것 같습니다."

파리 종류는 번데기 껍질은 크기로 볼 때 '검정뺨금파리'로 추정된다. 검정뺨금파리가 오늘날에도 정촌고분 주변에 사는 점을 감안하면 1500여년 전과 지금의 기후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신 강사는 이 파리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기간(5~11월)에 무덤 주인도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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