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착한 여행지도' 그려요"
"일반적으로 여행지에서 돈을 쓰면 당연히 그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아닌 경우가 더 많습니다. 유명 관광지인 제주도를 예로 들어볼까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식당, 호텔, 카페 중에 현지인이 운영하는 게 얼마나 있을까요? 대부분 외지인이 투자한 시설들이고, 이들이 이익을 가져가게 됩니다. 지역민에게 직접적으로 이익을 안겨줄 수 있는 공정여행이 필요한 이유죠."
공정여행기획 전문가인 변형석 대표는 여행자와 지역민 모두를 위한 '착한 여행지도'를 그리는 사람이다. 주민들이 운영하는 민박, 지역 문화를 반영한 숨은 맛집 등을 발굴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는 "관광객이 많이 가는 곳은 기획 단계에서 아예 뺀다"면서 "30~40명 패키지여행으로는 갈 수 없는 자그마한 마을에서 홈스테이하고, 그곳 가정식을 먹으며 지내는 식"이라고 말했다.
공정여행은 주로 10~15명 규모로 한팀을 꾸린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세버스 대신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이용해 이동한다. 고래 쇼, 코끼리 트레킹 등 동물 학대 여지가 있는 프로그램도 일정에서 제외한다. 동물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생태학습장이나 동물보호센터로 여행객을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