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표현력으로 심사위원 사로잡아'고드프로아 국제 하프 콩쿠르'는 벨기에 출신의 유명 하피스트(하프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펠릭스 고드프로아(1818~1897)를 기리기 위해 3년마다 개최되는 국제 대회다. 올해는 빈 필하모닉오케스트라 수석 하피스트인 아넬린 레너아츠 등이 심사를 맡았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금호아트홀에서 만난 예린이는 "괜찮을 줄 알았는데 막상 무대에 올라가니 무지하게 떨렸다"고 말했다. "'연습한 대로만 하자'고 생각하면서 연주했어요. 다들 잘해서 1등까진 기대하지 않았는데, 제 이름이 불리자마자 너무 신나서 무대까지 한 번에 달려갔어요(웃음)."
우승의 비결은 남다른 표현력에 있었다. 한 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생각으로 감정을 실어 연주했다. 예린이를 3년째 가르치는 하피스트 박라나(54)씨는 "예린이는 음악성을 타고났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섬세하게 음악에 담아내 큰 감동을 준다"고 평가했다.
대회에서 선보인 곡들은 스스로 선택했다.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2번 a단조'와 펠릭스 고드프로아의 '요정의 춤' 등이다. 예린이는 "좋아하는 노래를 골라야 더 잘할 수 있다"고 했다. "평소 연주회에 갔다가 마음에 드는 곡을 발견하면 어려워도 도전해봐요. 자신이 하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