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각 본관 뒤쪽 서울대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는 총학생회가 소집한 '전체학생총회'에 참석한 학생 2000여명이 "2등 총장 물러나라" "시흥캠퍼스 처음부터 재논의하라" 같은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이날 오후 7시 시작된 총회에서 학생들은 97.8%의 찬성으로 성 총장 퇴진 요구안을 통과시켰다. '총학생회가 시흥캠퍼스 조성 계획 백지화를 계속 요구해야 한다'는 안건도 56.3%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세 번째 안건은 투쟁 방안에 관한 것이었다. 학생들은 지난해 10월에 이어 본관을 다시 점거할 것인지 아니면 천막 농성이나 동맹휴업을 할 것인지를 두고 토론을 벌였다. 토론이 벌어지는 동안 지난해 본관 점거를 주도했던 '사회변혁노동자당' 소속 운동권 학생들은 본관 주변을 돌며 경비가 허술한 곳을 찾고 있었다. 이들은 본관 재점거 결정이 내려지면 본관 앞의 청원경찰들을 밀어내고 사다리를 올려 2층 창문으로 진입할 계획을 세웠다. 옛날 전쟁 영화에서나 나오는 공성전(攻城戰)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