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이 넘치는 시대… 정리가 필요해"
정 회장에 따르면 정리수납 전문가는 생활공간의 물건을 정리 정돈해 공간은 넓게, 생활은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이다. '정리수납 컨설턴트'로도 불린다.
"솔직히 정식 직업으로 인정받기까지 10년은 더 걸릴 줄 알았어요. 그동안 사람들의 인식이 참 많이 바뀌었어요. '정리는 각자 스스로 하는 건데 왜 돈을 써야 하나요?' 이런 말을 들은 게 엊그제 같은데 말이에요(웃음)."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인 2002년. 당시 캐나다에서 한국 물류회사 법인 대표로 일하던 그는 주변 사람에게 이 직업의 존재를 전해 듣고 깜짝 놀랐다. 이미 북미와 유럽에서는 보편화된 직업이었다. 처음엔 마냥 신기했다. 그러다 한국인에게 꼭 필요한 게 정리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어르신 중에 어려웠던 시절을 기억하며 쓸모없는 물건까지 쌓아두는 분들이 많으시잖아요. 또 구매 방식 변화로 다들 홈쇼핑이나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쉽게, 대량으로 사더라고요. 그럴수록 정리가 중요하지만, 실제로 잘해놓고 사는 사람은 거의 없었어요."
이듬해 한국으로 돌아온 정 회장은 정리수납법 자료(매뉴얼) 만들기에 나섰다. 완성된 매뉴얼을 바탕으로 가정관리사를 교육해 파견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이후 몇몇 블로거들이 올리는 정리수납법이 인기를 끌자 2011년 한국정리수납협회를 설립했다.
"교육과 시험을 통해 민간 자격증을 주는 비영리단체입니다. 1급과 2급, 강사 자격증이 있는데요. 지금까지 협회를 통해 5만4000명에 달하는 전문가가 탄생했어요. 강사 중에 초등학교 방과후 학교 수업으로 정리를 가르치는 분도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