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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직업을 만나다] (12) 기상 컨설턴트

2017/03/28 16:25:04

◇날씨를 알면 '소비자의 마음'이 보인다

지난 23일 만난 기상 컨설턴트 김종국(43) 웨더아이엠씨 대표는 "우리나라 산업의 약 80%가 날씨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며 말문을 열었다. "기상 컨설턴트는 기상청에서 전달받은 기상 정보와 자체 기상관측망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개인이나 산업체가 필요한 형태로 가공해 웹이나 모바일로 제공합니다. 고객은 이 정보를 마케팅이나 영업에 활용하죠."

현재 국내에 있는 기상 컨설팅 전문가는 10여 명뿐. 김 대표의 경우 1997년부터 20년간 이 분야에서 활발하게 일했다. 지금까지 그가 컨설팅한 업체만 400여 개에 달한다. 김 대표는 "최소 3년간의 기업 매출과 기상 자료를 갖고 각 날씨 요소가 사업장에 미치는 긍정적, 부정적 효과를 분석한다"며 "이를 통해 기업은 기상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소비자들의 선호 메뉴나 방문 패턴 등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 컨설팅의 효과를 톡톡히 본 사례가 '편의점'이다. GS25 편의점의 경우 기상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는 날씨에는 평소보다 튜브류 아이스크림과 이온음료의 재고를 2배 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덕분에 기상 정보를 활용한 재고 관리, 상품 진열로 매출을 늘리는 효과를 얻었다.

김 대표는 "기상 데이터는 안전사고를 줄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했다. "공항철도는 구간별로 바람의 세기를 측정한 결과값을 기관사에게 전달해 강풍이 부는 곳에서는 열차 운행 속도를 줄이도록 합니다. 건설업처럼 야외 작업이 많은 분야도 기상 컨설팅을 통해 공사 일정을 정하고 시설물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어요."

◇"기업의 의사 결정에 도움 주니 뿌듯해"

김 대표가 꼽은 기상 컨설턴트의 매력은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컨설팅을 통해 에너지·건설·관광·레저 등의 분야를 두루 접하는 기회를 갖기 때문이다. 기업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뿌듯함도 느낀다고 했다.

"월급이 많다는 것도 장점입니다(웃음). 저 같은 경우에는 현재 일 년에 1억원 정도를 벌어요.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기상 컨설턴트의 연봉이 20만 달러(약 2억2200만원)에 달합니다."

기상 컨설턴트가 되기 위해 특별한 자격증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반기상학과 일기해석, 기상통계, 기상관측법 등을 시험 보는 기상감정기사 자격증을 따면 일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실력을 공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정부 기관인 한국기상산업진흥원에서 실시하는 입문, 심화 과정을 듣고 수료증을 발급받아도 좋다.

김 대표는 "일이 굉장히 어려워 보이지만 6개월 정도만 훈련하면 누구나 기상 컨설턴트가 갖춰야 할 기상, 통계, IT 분야의 기본기를 다질 수 있다"며 "경영학과를 나온 저도 기상 전문 업체에서 교육을 받고 실무 경험을 쌓으며 성장했다"고 말했다. "기술적인 능력은 커서도 습득할 수 있어요. 어릴 때는 오히려 친구들과 풍향·풍속계 같은 실험 도구를 갖고 놀면서 과학 탐구를 많이 해봤으면 좋겠어요. 직업 특성상 다양한 분야의 사람과 만나 소통하기 때문에 독서를 하면서 세상을 보는 눈도 넓혔으면 합니다."

기상 컨설팅 분야의 전망은 밝다. 정부는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날씨를 활용한 경영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2015년부터 대학교 수업에 관련 강좌도 개설되는 추세다. 고려대의 경우 2015년에 이어 지난해 2학기에도 '날씨경영론' '이상기후와 날씨경영' 강좌를 선보였다.

"기상 컨설턴트를 날씨에 비유하자면 이제 막 구름이 걷히고 해가 얼굴을 내미는 직업입니다. 아직은 생소하지만, 날로 성장해 햇빛이 쨍하게 비추듯 '반짝반짝' 빛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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