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해가 저물어 모든 일꾼이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갈 시간이 됐습니다. 이들은 매일 동전으로 지급되는 품삯을 받기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섰습니다. 한 사람씩 차례대로 품삯을 받았고, 마침내 포도밭의 일꾼도 품삯을 받았습니다. 그러자 다른 사람들의 얼굴이 일그러졌습니다. 그 일꾼은 오후 내내 일하지 않았는데도 자신들과 같은 품삯을 받으니 못마땅했던 것입니다.
"폐하, 이 자는 오전에 겨우 두 시간 일했을 뿐입니다. 저희가 일하는 내내 폐하와 포도밭 산책을 했지요. 그런데 이 자가 온종일 일한 저희와 같은 금액을 받다니요? 이럴 수는 없습니다."
일꾼 중 한 사람이 참다못해 목소리를 높여 항의했습니다. 그러자 뒤에서 눈치만 보던 다른 사람들도 불만에 가득 차서 이야기를 보탰습니다. 일꾼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지만 정작 왕은 침착했습니다. 그리고 왕이 드디어 입을 열었습니다.
"내가 이곳에 도착했을 때, 이미 이 자는 그대들이 하루 동안 한일보다 더 많은 일을 하였네. 이 자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자신의 지혜와 능력을 더해 아주 소중하게 썼단 말일세."
왕의 말에 동요하던 일꾼들이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습니다.
"모두 명심하게. 일은 얼마나 오랫동안 했는지보다 얼마나 알차게 했는지가 중요하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