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자들이 많이 쓴 인성 소재는?모든 입시에서 인성 영역의 평가는 지원자가 추구한 가치보다는 실천의 진정성에서 판가름 날 확률이 높다. 대부분 자소서에서 수험생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인간적·사회적 가치 기준에는 대체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보편적으로 필요하다고 알려진 배려나 나눔, 협력의 가치가 바로 그것이다. 문제는 자신이 추구했던(?) 이러한 가치들을 어떤 소재를 통해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느냐이다. 특별한 경험이나 사색, 독서 등을 기반으로 소재부터가 남다른 경우라면 좋겠지만 영재 입시에 도전하는 대부분 수험생들에게 이런 경험들은 흔치 않다. 사소하더라도 자발적이고 지속적이며 구체적인 실천 사항이 포함된 경험이라면 현실적이면서도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입시정보 학원멘토의 영재학교 지원자 분석에서도 실제 합격 자소서에는 이런 부류의 소재들이 가장 많았다. 멘토링 등 학교 생활 과정에서 특정 친구에게 꾸준히 도움을 줬거나 임원 활동 등을 통해 단체에서 발생하는 갈등 해결에 노력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많은 수험생들이 소재로 선택하는 만큼 진부하게 느껴지기 쉬운 단점도 있지만 실생활과 밀착된 경험인 만큼 구체적인 서술에 유리하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남들과 비슷한 경험 속에서도 자기만의 특징이 하나쯤은 드러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행위 자체의 특징일 수도 있지만 행동 이후의 느낌이나 성찰에서 오는 고민이나 차별화된 시각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봉사활동을 소재로 삼을 때에도 어떤 학생은 봉사 행위 자체보다 해당 봉사 시설의 문제점이나 봉사 체계의 향후 개선책에 대한 고민을 담아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평범한 경험 속에서도 자기만의 이야기를 찾아낼 방법은 무궁무진한 셈이다.
입시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지원자와 학부모들이 인성 영역 작성을 단지 보여주기 위한 ‘요식 행위’쯤으로 여기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나름대로의 고민 없이 작성한다면 시간 낭비일 뿐 아니라 합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해마다 수십 수백 건의 자소서를 검토하고 선별해 내는 입학사정관들의 안목을 결코 얕잡아 봐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