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휴전선 일대의 군인들 사이에서 또 한 번 유행성 출혈열 환자가 급증했습니다. 고려대 의대교수로 재직 중이던 이호왕 박사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는 이 병을 옮기는 동물이 있다고 생각했고, 우리나라의 쥐를 잡아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연구한 끝에 1976년 들쥐 몸속의 폐장에서 유행성 출혈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한탄바이러스'라 명명했습니다.
1980년에는 서울 시내 집쥐를 통해 질병을 일으키는 다른 바이러스도 발견했습니다. 이호왕 박사는 바이러스가 발견된 지역의 이름을 따서 이 바이러스를 '서울바이러스'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그리고 이 바이러스를 활용해 유행성 출혈열 예방을 위한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실패를 거듭하며 10여 년간 노력한 결과 1988년 마침내 세계 최초로 유행성 출혈열 예방 백신을 발견했습니다. 덕분에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는 출혈열 연구에 큰 도움을 주게 됐어요.
이호왕 박사는 1960년대 일본 오사카 지역에서 유행한 괴질의 원인이 서울바이러스임을 발견하는 등 잇따른 연구업적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2012년에는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기념관이 경기도 동두천시에 건립됐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