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07 09:30:30
인터넷은 종종 거짓을 만들었다. 인터넷에서는 누구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언제나 오염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다양한 이익집단이 ‘댓글 부대’를 통해 여론을 조작한다.
위키는 인터넷 문서 중 하나의 형식이다. 협업을 통해 다수의 유저가 내용과 구조를 수정한다. 협업과 하이퍼링크를 통해 거대한 정보 묶음을 형성한다. 위키는 토론장, 공동 작업장, 무료 백과사전 등 다양한 용도로 쓰여왔다.
인터넷의 문서 중 위키는 특히 오염에 위험하다. 3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 번째, 위키는 검색 상위권에 발견된다. 많은 이들이 지식을 얻기 위해 위키 문서를 활용한다. 검색 엔진도 자연스레 잘 쓰이는 위키 문서를 상위권으로 올리게 된다. 접근이 쉬우니 더 위험하다. 두 번째, 인터넷에 존재하는 다른 문서와 마찬가지로 위키는 누구나 수정할 수 있다. 악의를 가진 세력이나, 한 개인이 얼마든지 오염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위키는 신뢰성을 준다. 사전을 연상시키는 형식이 믿음직스럽기 때문이다. 검색의 쉬움, 수정의 간편함. 그리고 신뢰감. 이 세 가지를 생각하면 위키 문서야말로 거짓 정보를 퍼트리기에 적절한 매체다.
위키 문서의 악용을 줄이려면 교육이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고등학교 때부터 리포트를 쓴다. 당연히 출처와 인용이 중요하다. 위키는 출처로 인정되지 않는다.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리포트를 쓰면서 위키 문서의 문제점을 알게 된다.
미국조차도 대선 때 SNS를 통해 유통된 가짜 뉴스로 혼선을 겪었다. 지금도 백인 우익의 소행으로 밝혀진 캐나다의 테러가 이란 무장단체의 소행이라는 가짜 뉴스가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영국 여왕이 트럼프가 영국에 들어오면 자신이 트럼프를 죽여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자극적인 가짜 뉴스도 있다. 교육을 받은 이들조차 인터넷에서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은 어떨까? 한국에는 위키 문서의 의미가 어떤 의미인지 알려주는 교육 시스템이 부족하다. 한술 더 떠 교육자들이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최근에 화제가 되었던 교학사의 국사 교과서에서는 일부 내용의 출처로 위키로 활용했다. 위키는 아무런 권위가 없는 문서다. 국사 교과서가 위키 문서를 잘못 사용한 셈이다. 정치적 견해를 떠나 큰 실수다. 교과서조차 실수를 저지르는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위키 문서의 정확한 사용법을 알려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위키 문서 독해법을 가르쳐야 한다. 21세기에 사는 학생들은 위키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아야 한다. 위키에서 작성된 문서는 어떤 의미인지도 이해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위키를 사용하는 바람직한 방법도 익혀야 한다.
위키 문서뿐만이 아니다. 전반적으로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가 어떤 의미이고, 어떻게 읽어내야 하는지를 알려줘야 한다. 이미 학생들은 책보다 화면을 더 많이 보고 있다. 화면을 통해 정보를 얻고, 세상을 본다. 아이들에게 독해(Reading)만이 아닌 인터넷 화면을 읽는 법(Screening)도 가르쳐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