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군산역에서 승용차로 15분 정도 달려 박물관에 도착했다. 연면적 4248㎡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 크기가 크지는 않지만 해양물류역사관, 근대생활관, 독립영웅관, 기획전시실 등으로 알차게 꾸며졌다. 평일이었지만 전시를 보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박미자(52) 문화관광해설사는 "오늘은 비교적 사람이 적은 편"이라면서 "이번 설 연휴에는 나흘간 1만7000여 명이 방문했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해양물류역사관으로 향했다. 군산이 국제 무역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을 배우는 공간이다. 관람객들은 지도와 동영상을 통해 군산의 지리적 특징과 중요성을 알아봤다. 조선시대 전북 최고의 쌀 창고인 군산창과 수군기지인 군산진이 존재해 경제적, 군사적 요충지였다는 사실도 적혀 있었다.
"우와, 배다!" 어린이들이 길이 약 7m에 달하는 선박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고려와 조선시대에 백성에게 거둬들인 세금(곡식)을 도성으로 운반하던 조운선을 3분의 1 크기로 줄여 놓은 것이다. 시는 조선시대 선박 도면에 대한 정보를 모은 책인 '각선도본'을 참고해 조운선을 원형과 가깝게 재현했다.
박미자 해설사는 "조운선은 진안, 임실 등 군산에 모인 전북 지역의 곡식을 600~700가마씩 싣고 여러 번 도성으로 향했다"면서 "과거 기록에 따르면 이곳에서 조세미가 올라오지 않으면, 요즘 말로 서울과 경기 지역 공무원들이 월급을 가져갈 수 없다고 했다"며 웃었다.
전시장 한쪽에 군산 비안도와 십이동파도, 야미도 해역에서 출토된 대접·접시·잔 등이 놓여 있었다. '많은 선박이 오가다 풍랑으로 난파, 침몰하면서 물에 가라앉았던 유물들'이라는 해설이 눈길을 끌었다. 물속에 대나무발 그물을 세워 물고기를 잡는 '죽방렴', 긴 주머니 모양의 통그물인 '안강망' 등 고기잡이 도구들도 볼거리다.
◇일제강점기 생활상 생생하게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