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부분의 해석을 놓고 혼선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우선 검정 교과서의 기본 지침인 '교육과정'과 집필 기준의 기본 골격을 담은 '집필 방향'에는 모두 '대한민국 수립'으로 돼 있다. 이들보다 하위인 '집필 유의점'에서 '다양한 견해가 있음에 유의한다'로 하더라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어디까지 허용되느냐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본문 속에 다양한 견해를 소개하는 것을 넘어 장(章)·절(節) 제목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하는 것도 가능하냐는 의문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이영 교육부 차관은 "교육과정 개정은 필요 없고 집필 유의점으로 충분한 것으로 검토됐다"고 말했다. 결국 검정 교과서가 '대한민국 수립' '대한민국 정부 수립' 어느 쪽을 써도 상관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재정 서울시립대 교수는 "헌법과 법률이 규정한 것을 시행령으로 바꾸겠다는 것과 같아서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 "국민이 볼 때는 대한민국 수립이냐 정부 수립이냐는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이명희 공주대 교수는 "그러면 그동안 무엇 때문에 그렇게 뜨거운 쟁점이 됐다는 이야기냐. 역사 교과서 문제에 대한 기본 인식이 결여돼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교과서 최종본도 공개
이날 공개된 국정교과서 최종본의 수정 내용은 근현대사가 396건(근대 252건, 현대 144건)으로 가장 많았고, 선사·고대시대(196건), 고려시대(82건), 조선시대(60건) 순이었다. 가장 쟁점이 된 현대사 부분에서는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시민 단체나 학계 등 의견을 반영해 대폭 수정했다"고 교육부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