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팔자 상담이 입시철 호황을 누리던 끝에, '학생 전문 사주집'까지 생겨났다. 이른바 '사교육 특구'로 불리는 서울 강남과 목동 일대에는 '학생 전문 사주집' 10여곳이 성업 중이다. 사주에 따라 맞는 대학이나 학과, 적성을 추천해준다는 것이다. 청소년이나 학생이 아닌 사람들의 사주도 봐주지만, '학생 전문'을 간판으로 내세운다. 상담료는 10만원대. 입시 학원을 통해 사주가 포함된 입시 컨설팅을 받으면 100만원대까지 가격이 치솟는다고 한다. 찍어준 대학에 합격했을 경우 100만원에 달하는 사례금을 따로 내야 한다.
사주를 봐주는 사람도 역학뿐 아니라 교육학, 통계학, 상담심리학까지 공부하는 추세다. 교정 공무원, 기업 인사팀 출신 등 경력도 다양하다. 서울 대치동에서 명리학을 이용한 상담업체를 운영하는 노해정(47)씨는 "사주는 비슷한 때에 태어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분석한 일종의 빅 데이터"라며 "사주뿐 아니라 부모의 학력 수준과 학생의 용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담한다"고 말했다.
사춘기 자녀와 갈등을 겪는 부모들 역시 '학생 사주집'의 주 고객이다. 성모(45)씨는 "중학생 아들이 밴드 활동을 한다길래 반대한 뒤로 서로 말도 안 하고 지냈다"며 "답답한 마음에 사주를 봤더니 아들 사주에 물의 기운이 많아 예술적 기질이 있다는 말을 듣고 맘이 놓였다"고 했다. 서울 양천구에서 학생 사주를 보는 역술인 김성호(57)씨는 "사춘기 갈등의 경우 부모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따로 찾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사주라고는 하지만 사실 부모와 자식 각각의 얘기를 잘 들어주면 대부분 만족하고 돌아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