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 목사는 2001년 옥수동 교회 목사로 부임했다. "와서 보니 홀로 사는 어르신이 동네에 유독 많았어요. 그분들 건강이나 생활이 염려됐는데 매일 확인하기는 어렵고, 그래서 생각해낸 게 '우유 배달'이었죠. 우유가 문앞에 쌓이지 않으면 잘 계시는 걸로 생각하면 되니까요."
2003년 사업을 하던 처남의 후원으로 어르신들을 위한 우유 배달을 시작하게 됐다. 매달 200만원씩 지원을 받아 100가구에 우유를 배달했다. 초창기에는 호 목사가 직접 어르신들에게 우유를 전달했고, 이후에는 우유 배달 업체에 배달을 맡기고 있다.
"배달 방식은 좀 특별합니다. 현관 앞에 전날 우유가 그대로 있으면 현관에 스티커를 하나 붙이고, 다음 날에도 우유가 쌓여 있으면 다른 색깔의 스티커를 붙이죠. 사흘째에도 변화가 없으면 배달원이 교회나 주민센터로 연락을 합니다. 그럼 센터에서 어르신 댁을 방문하죠."
호 목사는 "어르신들이 집앞 우유를 챙기지 못할 정도면 그야말로 '일'이 났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주민센터에서 전화가 걸려오면 그때마다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에게는 한 달에 한 번씩 호 목사가 따로 전화를 건다. 매일 빠짐없이 우유가 배달되고 있는지, 혹시 상한 우유가 배달되진 않았는지를 챙긴다. 고마운 마음에 편지나 음료수를 교회에 놓고가는 어르신도 많다.
"지금은 14개 기업에서 매달 2000만원이 넘는 후원금이 들어오고 있어요. 올해는 300가구 정도 더 지원할 계획입니다."
◇선행은 소문을 타고… 전국서 기부 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