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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회서 구속 100㎞ 넘겨민서는 방학 중에도 매일 서울 응봉체육공원에 나와 훈련을 받는다. 10시간 동안 피칭과 배팅 연습, 튜빙(특수 고무줄을 당기며 근육을 단련하도록 제작된 기구)과 바벨 운동 등을 반복한다. "제 생활에서 야구가 빠지면 허전해요. 작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훈련해야 해요."
지난해 민서는 속초시장기, 박찬호배, 두산베어스기 등 11개 전국리틀야구대회에 참가했다. 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8월 개최된 속초시장기다. 당시 안동시 리틀야구단과의 경기에서 마무리투수로 출전, 세 선수를 연달아 삼진 아웃 시키며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난생처음으로 시속 101㎞ 공을 던지기도 했다.
32년째 성동구리틀야구단을 이끄는 정경하 감독은 "시속 100㎞로 공을 던지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회인 야구단으로 활동하는 성인 남성들도 던지기 어려운 기록"이라고 했다.
지난해 8월 열린 두산베어스기에서는 첫 홈런을 기록했다.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기는 홈런(비거리 80m)이었다. 민서는 "중학교 3학년 때까지 '구속 100㎞ 넘기' '홈런 치기'를 이루겠다고 생각했는데 작년에 다 해냈다"며 웃었다.
"잘할 때는 환호를 받지만,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여자라는 이유로 욕을 먹곤 해요. 예전에 삼진 아웃 당한 적이 있는데 관중석에서 아저씨들이 여자라 못했다면서 수군거렸어요. 처음에는 많이 상처받았는데 이제는 신경 안 써요. 극복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