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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인터뷰] 한국땅 밟은 '재정착 난민' 멍 태 엉씨 가족

2016/12/26 16:25:51

멍 태 엉씨 가족은 우리 정부의 '재정착 난민 제도'를 통해 한국에 왔다. 이 제도는 특정 국가로 가고자 하는 난민들을 유엔난민기구로부터 추천받아 수용하는 제도다. 현재 한국과 미국, 호주, 캐나다 등 29개국에서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멍 태 엉씨 가족을 포함한 미얀마 난민 34명을 받아들였다.

일곱 명의 자녀를 둔 멍 태 엉씨와 아내 다(33)씨는 한국에 오기 전 '메라 난민 캠프'에서 지냈다. 미얀마 소수민족인 카렌족이 모여 사는 캠프다. 멍 태 엉씨는 "캠프에서 지낼 때 가장 견디기 힘든 건 배고픔이었다"며 "한 달마다 유엔난민기구에서 쌀을 배급해줬지만 식구들을 배불리 먹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부족한 식량을 사기 위해 캠프 밖 옥수수 농장에서 하루 9시간 넘게 일했다. 온종일 일한 대가로 받은 돈은 120바트(4000원). 쌀 1㎏(150~200바트)도 사지 못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농장일을 하려면 태국 경찰의 눈을 피해 다녀야 했다. 난민들은 200바트(6600원)를 내고 비자를 발급받아야 일주일간 캠프 밖으로 외출이 가능했다. 비용 부담이 크다 보니 멍 태 엉씨를 비롯한 대부분의 난민은 불법으로 농장일을 하곤 했다.

다씨는 "캠프에서는 일 년 학비인 250바트(8300원)를 내기가 어려워 아이들에게 정규 교육도 제대로 시키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자녀 교육 문제는 이들이 다른 나라가 아닌 대한민국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법무부 관계자는 "같은 아시아 국가인 데다 카렌족처럼 자녀 교육에 대한 열의가 크다는 점 때문에 메라 난민 캠프에서 대한민국에 오려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다씨는 "막상 와보니 사람들이 친절하고 경찰이 사회 질서도 잘 유지시키는 것 같다. 나쁜 사람도 없고 안전한 나라라고 생각해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며 웃었다.

난생처음 맘껏 공부하고 가족 여행도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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