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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할배'와 찰칵… 빨간 열차 타고 설경 감상

2016/12/22 16:14:02

지난 21일 오전, 서울에서 차로 약 250㎞를 달려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에 다다랐다. 높은 산들로 둘러싸인 산골짜기 동네였다. 강 건너 언덕배기에 '분천역'이란 팻말을 단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멀리에선 전형적인 시골 간이역처럼 보였는데, 가까이 가보니 달랐다. 굴뚝을 타는 산타, 산타 지팡이, 루돌프와 썰매 등 각종 조형물과 알록달록 예쁜 트리…. 온통 '산타 세상'이었다.

드르륵. 나무로 된 문을 열고 대합실에 들어가니 따뜻한 공기가 온몸을 감쌌다. 철통 난로가 나무를 태우며 제 할 일에 열심인 덕분이다. 한편에는 도톰한 장작이 수북이 쌓여 있다. 벽에는 눈꽃과 트리, 눈사람 무늬가 새겨졌다. 곽재구의 시 '사평역에서'가 떠올랐다.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 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 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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