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급 선발 요건 등 진학 고교 정보부터 확인
몇 해 전만 해도 특목·자사고 등은 예비 신입생인 중 3에게 '겨울방학 선행 과제'를 내고 '입학 전 중간평가' 등을 시행하는 일이 잦았다. 지난 2014년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하 선행학습 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이러한 관행은 많이 사라졌지만, 예비 신입생에게 '겨울방학 선행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학교는 여전히 많다. 한 전국단위 자율학교 교사 A씨는 "예비 신입생과 상담해 보면 보통 '수학은 (미적분까지 끝내고) 기하와 벡터를 본다'는 식의 대답이 나온다"며 "고등학교 수학 과정 전체를 세 번 이상 봤다는 학생도 적지 않은 만큼, 입학 전 수학 실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라는 조언을 가장 많이 한다"고 말했다. 한 서울지역 자사고 교사 B씨는 "과학고 입시를 준비했던 학생 중에는 수학·과학 교과의 고교 진도를 이미 끝내고 입학하는 사례도 많다"며 "(대부분이 선행학습을 했다는 가정하에) 수능·모의고사 기출문제 위주로 수업하는 경우도 많다는 점을 예비 신입생들에게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일반고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선행학습보다는 자기가 진학할 학교의 정보를 찾는 게 급선무다. 일반고 교사들은 특히 '영재학급 선발 기준'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학교에 따라 명칭·규모는 다르지만, 인문사회 영재학급과 과학(수학) 영재학급을 운영하는 곳이 늘고 있다. 인원은 대략 학년별 20명 내외다. 중학교 내신성적, 반편성 배치고사 성적, 고 1 3월 모의고사 성적, 자기소개서, 면접 등을 종합해 선발하는 학교가 많다. 서울의 한 일반고 교사 C씨는 "보통 3월 모의고사에서 국어·영어·수학 1등급을 받은 학생들이 영재학급에 소속돼 심화교육을 받는다. 이 학생들이 많은 일반고에서 운영하는 이른바 '특별반' 등에도 소속돼 학교 측의 밀착 관리를 받게 된다. 일반고에서 상위권을 노리는 학생이라면, 영재학급에 선발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입학 전에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학 예정인 일반고가 어느 분야에서 강점을 가졌는지, 자신의 진로와 관련해 어떤 (자율)동아리가 있는지 등을 알아보고 입학 후 활동 계획도 세워야 한다. 특히 내년 3월부터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기재 방식이 바뀌면 (자율)동아리 활동이 한층 중요해질 전망이다. C교사는 "내년부터 학생부에 '과제 연구(R&E)' 항목을 따로 기재하게 된다"며 "따라서 동아리 활동을 과제 연구로까지 연계할 수 있게끔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세워라"고 덧붙였다.
◇학종도 성적이 좌우… 학업 능력 키워라
고교 교사·입시전문가들은 "문·이과를 막론하고, 수학·국어 실력을 점검하라"고 입을 모은다.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 절대평가가 시행되면서 수학·국어의 영향력이 한층 커지기 때문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을 준비하는 학생도 마찬가지다. 일반고 진학부장인 교사 D씨는 "교내경시대회 수상 실적 등이 학종의 주요 평가요소인데, 이는 결국 학업 능력과 일맥상통한다. 내신·모의고사에서 국·영·수 1등급 받는 학생들이 경시대회 상도 휩쓸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겨울방학 공부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자신의 현 상황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입시전문가 E씨는 "예비 고 1이라면 지난 3월 시행된 고 1 전국연합학력평가 문제를 풀고 그 성적으로 자기 수준을 가늠한 뒤, 중학교 과정 복습이나 고교 과정 선행학습을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E씨는 "무엇보다 경제학과 등 인문계열 인기 학과도 '수학'에 가중치를 두는 대학이 많아졌다. 수학은 4점짜리 고난도 문제가 1~2등급이 되느냐 마느냐를 결정짓는 만큼, 이를 풀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독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단 책을 재미로만 읽지 말고 '전략적'으로 읽으라는 조언이 많았다. 일반고 교사 F씨는 "진로를 결정한 학생이라면 그와 관련한 책을 깊이 있게 읽으며 '전문성'을 쌓는 게 좋다. 예컨대 화학 분야 전공을 희망한다면, 화학Ⅱ 내용까지 독서를 통해 접해 봐라. 그렇게 전공 분야 실력을 쌓으면, 입학 후 '과제 연구' 등에서 단연 앞서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른 일반고 진학부장인 교사 G씨는 "지금 수능 국어는 비문학이 복합지문으로 출제돼 고도의 독해력이 필요하다. 비문학 문제집 지문을 주제 요약하며 읽고, 내용을 친구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