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제품공학을 전공한 이후 코딩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2010년 여성 소프트웨어 교육 활동인 ‘레일스 걸스(Rails Girls)’를 조직해 지금까지 160개 도시에서 약 1만명의 여성에게 코딩을 가르쳤으며, 프로그래밍 무료 보급 교육회사인 코드 아카데미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이런 활동 덕분에 그는 올해 ‘유럽의 주목할 만한 기술분야 여성 리더 50인’(Inspiring Fifty), EU 선정 ‘핀란드의 디지털 챔피언'에도 올랐다.
리우카스는 우연한 기회에 프로그래밍을 접한 다음 지금까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처음 시작은 13살 무렵, 당시 미국 부통령이었던 앨 고어의 팬이었던 그는 자신의 관심을 알리기 위해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사진을 올리는 등 사이트를 잘 관리하기 위해 HTML, CSS, PHP 등을 배우면서 프로그래밍에 빠졌다.
“저의 관심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프로그래밍을 독학했어요. 웹사이트 개설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단계로 문제를 쪼개고 하나씩 해결하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었죠.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고 해야 할까. 더 많이 표현하고 싶어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접근하고 고민하고,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코딩은 누구나 반드시 알아야 한다는 확신을 했습니다.”
자신이 직접 겪은 코딩의 즐거움을 나누고자 소프트웨어 교육에 관심을 가졌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음에 답답함을 느꼈다. 직접 방문한 전 세계 많은 학교에서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코딩을 가르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코딩 초보자를 위한 쉬운 교재도 전혀 없었다. 문제를 의식한 그는 2년여의 작업 끝에 코딩을 쉽게 알려주는 동화책 ‘헬로 루비’ (Hello Ruby)를 만들었다. 전문적으로 그림을 배워본 적이 없었지만 루비(프로그래밍 언어의 한 종류)를 비롯해 다양한 동물 캐릭터를 그리고 동화 구성까지 직접 했다. 소녀 루비가 호랑이, 펭귄과 함께 모험을 떠나는 과정에서 만나는 연산자, 명령어 등을 통해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알고리즘을 익히도록 유도하는 이 책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 번역ㆍ 판매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프로그래밍은 길고 지루한 작업, 컴퓨터가 있어야만 코딩을 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리우카스는 어린이들을 만나면 늘 코딩을 가장 친숙한 놀잇감으로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코딩에 대한 어떤 부담도 느끼지 말고 그것 자체를 즐기라는 얘기다.
“코딩은 큰 문제를 잘게 쪼개고, 계획을 세워 반복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에요. 코딩, 알고리즘, 리눅스 등 어려운 단어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어린이들이 많은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어요. 그리고 최고의 개발자들도 코딩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하기 때문에,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위축되거나 좌절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는 부모를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리우카스는 “코딩은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의 표현을 두고 그건 아니다, 혹은 이것이 정답이라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아이 스스로 문제의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격려를 해줘라”고 강조했다.
“제가 7살 무렵인 1993년에 처음 노트북을 접했어요. 저희 아버지가 업무용으로 사셨는데, 그 당시만 해도 노트북이 굉장히 귀해서 가격이 상당했지요. 저는 난생 처음보는 그 물건이 무엇인지 너무 궁금해서 아버지가 없는 틈을 타서 매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어요. 전원을 켰다 끄기도 하고, 마우스를 이리저리 돌리기도 하고, 저장된 파일을 모두 쓰레기통에 넣기도 했죠. 제 호기심 때문에 아버지가 여러 차례 곤욕을 치렀지만, 한번더 제게 혼을 낸 적이 없어요. 아이가 호기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그 호기심이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응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하셨던 거죠. 만약 그때 아버지가 노트북을 더는 가지고 놀지 말라고 나무라셨다면, 지금의 저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