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거센 마라도엔 '특전사 해녀'가 산다
지난 29일 오전, 제주는 맑고 화창했다. 하지만 공항에서 차로 50여 분을 달려 도착한 모슬포항 상황은 달랐다. 거센 바람이 휘몰아쳤다. "배 간뎀 마씨(배 가나요)?" 여기저기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결국 첫 배는 결항. 1시간 넘게 기다려 11시 10분 배에 올랐다. 배를 좌우로 흔드는 세찬 파도에 속이 울렁였다.
꽉 막힌 가슴은 마라도에 발이 닿자마자 뻥 뚫렸다. 쪽빛 바다 한가운데 자리한 배 모양 섬. 대한민국 최남단인 이곳에서는 겨울 대신 봄이 느껴졌다.
슬렁슬렁 걸어 다다른 마라로 101번길2. 현무암으로 꾸며진 네모난 건물로 들어가니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코끝을 찔렀다. 줄지어 걸린 고무옷과 테왁, 망사리(그물망) 등이 눈에 들어왔다. 테왁은 해녀들이 지친 몸을 의지하거나 헤엄쳐 이동할 때 쓰는 부력 도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