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가장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안은 '국·검정 혼용' 체제다. 교육부가 만든 국정 역사 교과서와 출판사들이 만든 검정 교과서 가운데 학교에서 선택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교육부 측은 "국정교과서는 검정에 비해 단원별로 3배가 넘는 집필진을 투입해 질이 높고 경쟁력이 있다"며 "국정교과서 장점을 잘 홍보하면 많은 학교가 선택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당장 내년부터 국정과 검정을 함께 사용하도록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재 국정교과서는 새로운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맞춰 집필됐는데, 기존의 검정 교과서들은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만든 것이다. 교육과정이 다르면 학생들이 배워야 할 학습 목표인 '성취 기준'도 다르고, 교과서 분량도 다르기 때문에 교육과정이 다른 교과서를 함께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교육과정 전문가들의 얘기다.
따라서 앞으로 1년간 출판사들에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맞춘 검정 교과서를 새로 개발하도록 하면, 2018년에는 국정과 검정 가운데 학교에서 선택하도록 할 수 있다. 그러나 2018년이면 정권이 바뀌기 때문에, 국·검정 혼용 체제가 도입될지는 불투명하다. 국·검정 혼용 체제를 실시하더라도, 얼마나 많은 학교들이 국정교과서를 선택할지는 별개 문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출판사인 교학사가 만든 보수 교과서를 단 3개 학교가 채택했는데, 교육부가 직접 만든 국정교과서는 몇 곳이 선택할지 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