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만난 강동초 배구팀 어린이들은 서로 칭찬하기 바빴다. 도원이 말에 김채은(6학년) 양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그래도 (박)주은이가 빈 곳을 메우지 않았으면 금방 탈락했을 거야."
사실 강동초 배구팀은 그동안 초등 배구계에서 주목받지 못했다. 이번 대회를 제외하고는 전국 대회에서 1등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전국학교스포츠클럽 대회의 경우 지난 2년간 계속 8강에서 패해 도중에 짐을 싸야 했다. 이번 강동초의 우승이 '최대 이변'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주장인 도원이가 치켜세운 손효슬(6학년) 양의 활약이 특히 대단했다. 효슬이는 결승에서 맞붙은 전북 군산 미장초와의 1세트 경기에서 서브 에이스(점수 올리는 서브)를 8개나 연달아 성공했다. 기선 제압에 성공한 강동초는 1세트를 21대8로 가볍게 따냈다. 하지만 2세트는 반격에 나선 미장초에 넘겨줬고, 마지막 3세트에서 뒷심을 발휘했다. 공격수 채은이와 세터(토스 담당) 효슬이, 서브를 받아내는 박주은(5학년) 양과 센터에서 활약한 도원이 등 각자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결과는 15대8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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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사랑' 소녀들 "매운 실력 보여줄래요!"강동초에 배구팀 비슷한 조직이 꾸려진 건 3년 전이다.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배구 교실이 그 시작이다. 박귀란(41) 코치는 "당시 선수가 없어 정말 막막했다"며 "쭈뼛거리며 체육관을 찾은 아이에게 '친구도 데려와'라고 말할 정도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