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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불안하다면… 수능, 잠시 잊어라지금, 수험생 최대의 적(敵)은 '불안감'이다. 선배들은 "수능까지 며칠 남지 않은 이 기간에 '멘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시험 당일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며 "앞으로 일주일 동안 떨리는 마음을 잘 다스리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선배들이 공통으로 추천하는 불안 해소 방법은 '수능 생각 잠시 버리기'. 불안의 원인이 결국 수능에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생각을 잠깐이라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자신이 가장 즐기는 활동으로 잠시 수능을 잊는 시간을 갖는 게 불안 탈출법의 핵심이다.
세 차례 수능을 경험했던 김승현씨는 "수험생들은 지금쯤 수능 때문에 알게 모르게 쌓인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한 상태일 것이고, 그 심한 스트레스가 극도의 긴장감을 만들고 있을 것이다"라며 "그럴 땐 자신이 평상시 좋아했던 게임 등 잠시 스트레스를 풀 활동을 하는 게 불안을 떨치는 데 훨씬 효과적이다"라고 했다.
홍석현씨도 "평소 음악 감상을 즐기는데, 3~4분여 동안 귀속에 들리는 노래 한 곡이 잠시 수능을 잊고 마음의 안정도 찾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됐다"며 "음악을 좋아하는 수험생이라면 희망적이고 위안을 주는 가사의 노래를 들으며 마음을 달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함께 수능을 보는 친구들과 희망적인 얘기를 나누며 불안감을 떨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선배들은 입을 모은다. 정희진씨는 "수능이라는 같은 공감대를 가진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서로 상황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얘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받는다"며 "대화 주제는 수능 이후 하고 싶은 놀이나 여행 등에 초점을 맞추면, 불안한 마음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부모의 따뜻한 말 한마디도 큰 도움이 된다. 김씨는 "일부 부모님들은 '재수는 없다'와 같은 단정적인 말이나 '○○대 아니면 안 된다'는 지나친 기대를 하곤 한다. 이는 지금 수능이 인생의 전부라고 착각하는 수험생들의 불안감만 증폭시키는 것이다. 부모님들은 앞으로 부담을 주는 말보다는 '수능 이후에도 우리는 너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니 결과에 연연하지 마라'와 같은 위안이 담긴 메시지를 주셨으면 한다. 위로가 되는 격려는 분명히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라고 했다.
결전의 그날인 수능일, 마음 다스리는 법도 귀띔했다. 홍씨는 "수능 1교시가 다가오면서, 심장이 엄청나게 쿵쾅댈 것이다. 그동안 정리했던 노트를 꺼내봐도 잘 안 읽힐 것이다. 만약 시험 때 노트에서 봤던 비슷한 내용이 나오면 더 헷갈릴 수 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심호흡하면서 명상하는 게 마음의 안정을 찾고 시험에 집중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수능 날, 그동안 자신에게 가장 큰 힘이 됐던 사람의 사진이나 가장 좋아하는 물건 등을 소지하고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위안을 받고 동기부여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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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방식 유지가 곧 컨디션 관리컨디션 관리도 마음 다스리기 못잖게 중요하다. 선배들이 꼽은 수능 막바지 기간 컨디션 관리의 핵심은 '생활 습관 유지'다. 정씨는 "이 시기엔 수능을 보는 그날까지 평소대로 먹고 자는 게 가장 좋은 컨디션 관리법"이라며 "변화는 오히려 컨디션을 망칠 수 있다"고 했다. 홍씨는 "예를 들면 평소에는 아침식사를 거르다가 아침밥이 두뇌 활동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듣고 갑자기 먹기 시작하면, 습관이 안 돼 있기 때문에 정작 수능 날 소화불량 등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며 "생활 리듬은 평소 습관대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적당한 수면과 적절한 휴식도 컨디션 관리의 키(key)라고 이들은 조언한다. 김씨는 "대부분의 수험생은 몇 시간 잤을 때 다음 날 몸 상태가 좋은지 스스로 알고 있을 것"이라며 "남은 기간 최상의 컨디션을 내기 위한 자신의 절대적인 수면 시간을 지키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정씨는 "이제 쉬는 시간도 '친구와 함께 떠드는 시간'이 아니라 오롯이 '나의 휴식 시간'으로 활용해야 끝까지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학습 패턴을 미리 '수능 시간표'에 맞추는 것도 필요하다. 정씨는 "미리 수능 시간표대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면, 실제 수능 때에도 그에 맞는 최적의 상태를 만들 수 있고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라고 했다.
수능 막바지 학습법의 키워드는 '오답 노트 혹은 주요 개념 노트 정리'를 꼽았다. 김씨는 "시기가 시기인 만큼 모르는 것을 틀리는 것보다 아는 것을 틀리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며 "틀렸던 문제나 취약한 개념, 알고 있지만 아주 중요한 개념 등을 그동안 정리한 노트를 보며 재확인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했다. 정씨는 "수능 출제 경향이 반영된 6·9월 모의고사를 다시 볼 필요도 있다"며 "출제 흐름을 꼼꼼히 확인해두면, 실제 수능 날 당황할 확률이 줄어들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