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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야학 없는 세상 꿈꾸는 야학 교사

2016/10/29 03:00:04

―이 학교는 1963년 세워졌지요.

"네. 근처에 공군 10전투비행단 장병들과 서울대 농대생들이 지은 학교죠. 1층짜리 약 30평(99㎡) 무허가 가건물이었어요. 군데군데 깨진 슬레이트 지붕 사이로 별이 보이고 그랬어요."

이 야학 건물은 1996년 9월 5일 불이 나 전소됐다. "그날을 잊을 수 없어요. 불이 난 이튿날 아침에 소식 듣고 부랴부랴 가봤는데 아무것도 없어요. 타다 만 출석부만 보이더군요. 남은 물품을 정리했는데 라면 한 상자 분량밖에 안 나왔어요. 당시 소방서에서도 화재 원인을 모른대요. 그곳에 다시 건물을 짓겠다고 하니까 구청에서 허가를 안 내줬어요."

야학 전·현직 교사와 재학생, 졸업생이 500만원을 모았고 이 돈을 보증금으로 수원 평동의 한 개척 교회 2층을 빌렸다. 박 교장은 "내가 똑바로 서면 머리와 천장 사이가 한 뼘밖에 안 됐다"고 했다. 그는 자비를 들여 칸막이 공사를 하고 교실을 꾸몄다. 이때부터 이 학교 교장이 됐다.

―어떻게 교장이 됐나요.

"원래 계시던 교장선생님께서 병환으로 이제 못하겠다고 하셨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야학은 교장이 운영비를 거의 다 내는 경우가 많아요. 교장 떠나고 운영비를 마련 못하니 우왕좌왕했어요. 교사는 원래 10명 정도 됐는데, 다 떠나고 저 포함해 4명만 남았어요. 야학을 접자는 얘기가 나왔고, 제가 이대로 그만둘 수는 없다고 했어요. 교사도 학생도 다시 모았죠."

―학생들이 다시 모이던가요.

"의무교육이 초등학교에서 중학교까지 늘어나니까 야학에 오는 10대 아이들이 없어졌어요. 대신 글을 못 배운 40대, 50대 가정주부들이 몰리기 시작했어요."

―2011년 이곳으로 올 때 경기도지사를 만나서 담판을 벌였다고요.

"학생이 100명을 넘어서니까 20평(66㎡) 공간에선 도저히 감당할 수 없더라고요. 지금 이 건물은 원래 체육 복지 시설로 등록이 돼서 야학을 못할 뻔했는데 제가 가진 인맥을 총동원해서 허락을 받았어요. 문제는 인테리어 비용이었어요. 당시 김문수 경기도지사 시절이었는데 무작정 도지사실로 찾아가서 면담을 요청했어요. 안 된다고 하는 비서들과 실랑이를 벌이는데 마침 김 지사와 마주쳐서 잠깐 말씀을 드렸어요. 3개월 후 5000만원이 지원되더라고요."

―그 돈으로 충분했나요.

"전혀요. 우리 어머님들 나이가 많으시니까 여름에는 시원해야 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해야 하니 돈이 더 들 수밖에요." '수천만 원 더 들었다고 하던데요' 물으니 박 교장은 "아무튼 공사는 잘 끝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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