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을 맞고 떨어진 공은 부스 왼편에 마련된 공간으로 다시 빠져나온다. 공이 무한정 공급되는 셈이다. 김명옥 옥수초 체육부장은 "운동장에서 공을 엉뚱한 곳으로 차면 아이들이 위축되는 경우가 많다. 공을 주우러 가는 것도 민망해 하는데 여기선 그럴 필요가 없다. 요즘엔 여학생들도 축구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며 웃었다.
구민준(6학년) 군은 "공이 데굴데굴 굴러가거나 정확하게 날아가지 않으면 인공지능(AI) 골키퍼에게 다 막힌다"며 "다양한 방법으로 슈팅을 시도하면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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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학은 물론 독도 교육까지 VR 활용 가능VR 스포츠실에서는 체육 수업만 이뤄지는 게 아니다. 수학, 과학, 역사 등 다양한 교과를 운동과 접목시킨 프로그램도 있다. OX 퀴즈나 객관식 문제, 설명에 따른 그림 맞히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고영규 옥수초 교장은 "플랫폼이 마련됐기 때문에 콘텐츠를 다양화하면 모든 교과를 VR과 연계할 수 있다. 그야말로 융합 교육이 실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옥수초는 독도 교육, 금연 교육, 성 교육에도 VR을 활용하고 있다. 장다정(4학년) 양은 "독도 주변 바다에 사는 해양 생물을 공을 던져 하나씩 맞히는 게임이 특히 재밌었다"면서 "덕분에 독도에 관한 지식이 쑥쑥 늘었다"고 했다.
한상윤 서울시교육청 초등교육과장은 "공교육에서 VR 공간까지 마련해 활용한 건 옥수초가 처음인 것으로 안다"며 "걸음마 단계지만 교육적 효과가 입증되면 추가로 콘텐츠를 만들고 더불어 여러 학교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