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 속 따오기 37년 만에 복원돼 세상에 나오다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 따옥 따옥 소리 처량한 소리~"
이 동요 들어본 적 있지? 바로 나, 따오기를 주인공으로 한 노래야. 이 동요 때문인지 다들 내가 "따옥 따옥" 우는 줄 알더라고. 주변에서 나를 볼 수 없으니까 더 그렇게 생각하는 모양이야. 이 자리를 통해 오해를 풀고 싶어. 내가 내는 소리는 "당옥 당옥"이야. 번식기엔 "따아" 거리기도 해.
요새 나는 정신이 좀 없어. 2주 전쯤 집이 바뀌었거든. 전보다 넓어져서 좋기는 한데, 깜짝 놀랄 때가 많아.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이 찾아와 사진을 찍거나 소리를 치기 때문이야. 그럴 때면 나와 친구들은 날개를 파다닥 거리며 도망치곤 해. 원래 새들은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거든. 우리를 잡아먹는 수리나 삵, 너구리 등 포식자가 다가오는 소리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이쯤 해서 내 이름을 짜잔 말하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난 이름이 없어. 우리는 생김새를 구분하기 어려워 숫자로 불리거든. 1부터 시작해 현재 167번까지 있어. 올해 태어난 게 77마리니까, 작년에 태어난 나는 80번대겠지?
우리 조상은 중국에서 온 따오기 암컷 '양저우'와 수컷 '룽팅'이야. 당시 중국 국가주석이던 후진타오가 2008년 한국에 선물했대.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따오기는 사고파는 거래가 금지돼 있기 때문에 이렇게 기증 형태로만 들여올 수 있어. 양저우 할머니와 룽팅 할아버지로부터 나온 자식과 손주들이 번식하는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지. 2003년생인 두 분은 아직 건강하게 살아계셔. 참고로 따오기 평균 수명은 20~30년이야.
◇우리 주변에서 따오기 만나기 위해선 환경보호 앞장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