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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융합 교육 용인 흥덕초를 가다

2016/10/13 15:51:56

지난 12일 오전 9시 흥덕초 3층에 있는 스마트룸. 1교시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5학년 학생들이 교실로 들어왔다. 다들 발걸음이 가벼워 보였다. 책상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어린이들 앞엔 교과서 대신 태블릿 PC가 놓였다. 들뜬 표정을 짓던 김주만 군은 "일주일 중에 이날을 가장 기다린다"며 "즐겁게 놀면서 공부할 수 있는 수업"이라고 귀띔했다.

"오늘은 여러분이 과학 용어와 개념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진단 테스트를 해볼 거예요. 준비됐죠?" 테스트라는 말에 긴장할 법도 한데 학생들의 눈은 오히려 반짝였다. 그리곤 능숙하게 태블릿 PC를 꺼내 들었다. 둘씩 짝을 이룬 학생들은 화면에서 '○/× QUIZ 모바일'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실행시켰다. 신연옥 선생님은 "용어나 정의, 개념에 대한 학습은 과학의 기초 과정"이라며 "서바이벌 게임을 활용한 진단 테스트를 통해 단원에서 배웠던 내용을 다시 한 번 정리·복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핑토끼' '색연필' '리아루' '이쁘니' '꿀꿀이'…. 교실 앞 커다란 스크린에 아기자기한 모양의 캐릭터와 세 글자로 된 이름이 모습을 드러냈다. 태블릿 PC로 접속한 학생들을 나타낸 캐릭터였다. 황준희 군은 "오늘 이 시간을 위해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며 "꼭 1등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기압은 공기, 습도 때문에 생기는 압력이다' 캐릭터가 모두 입장하자 초등 5학년 과학 교과에 있는 '날씨와 우리 생활'에 관련된 문제가 스크린에 떴다. 이를 본 학생들이 태블릿에 표시된 ○와 ×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핑토끼팀의 김희영·여주호 양은 머리를 맞댄 끝에 '공기 때문에 기압이 생기는 게 맞지만 습도는 아니다'라고 의견을 모아 ×를 선택했다. 그러자 커다란 스크린에 있던 핑토끼 캐릭터가 × 표시로 이동했다.

정답 발표를 앞두고 떠들썩하던 교실에 묘한 정적이 감돌았다. 화면에 뜬 정답은 '×'. 정답을 맞힌 학생들의 환호성이 교실 가득 퍼졌다. 틀린 학생들의 태블릿 화면엔 'GAME OVER'라는 문구가 떴다. "예전에 배웠던 내용이었는데 깜빡했어요. 아쉽지만 할 수 없죠. 다음번에는 안 까먹도록 머릿속에 꼭 새겨 놓을 거예요."(이재우 군)

○/× 퀴즈는 그 후 30여 분간 계속됐다. 퀴즈 중간 중간 1~3위를 차지한 학생들이 다른 팀으로 이동했다. 서로 수준을 맞춰 균형 있는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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