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11 11:21:37
그의 책의 원제는 ‘End of College’다. 대학은 끝났다는 도발적인 제목이다. 근거는 간단하다. 기술을 통해 기존의 대학 교육이 가격 경쟁력을 잃었다. 이미 하버드와 MIT는 이 사실을 간파했다. 모든 수업을 MOOC를 통해 인터넷에 동영상으로 올리고 있다. 새로운 교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대부분 사람은 기존 대학이 없어지는 세상을 상상하지 못한다. 이미 있는 질서는 강고해 보인다. 하지만 케빈 캐리의 의견은 단호하다. 기업, 상거래, 미디어, 엔터테인먼트는 완전히 디지털화되었다. 아이폰 열풍으로 시작된 스마트폰은 음악 시장부터 전화기 시장까지 기존 시장을 잡아먹었다. 교육 시장은 아직 아날로그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유지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대학이 완전히 디지털화된 새로운 교육기관으로 교체될까? 그렇지는 않으리라 본다. 뉴욕타임즈의 칼럼리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저서 ‘소셜 애니멀’에서 세상 모든 것은 ‘관계’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했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학교는 지식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고 말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대부분 지식은 잊혀진다. 대신 학교는 질 좋은 관계를 만들러 가는 곳이다. 그렇다면 강의가 무료로 온라인에 공개된다 해도 학교에 가야 한다.
대학은 바뀐다. 이미 지금도 발 빠른 교수들은 동영상 강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 모습이 아예 지금과 완전히 다르지는 않을 테다. IT 기술을 통해 대학이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는 전적으로 현재 교육 종사자들의 선택과 행동에 달려 있다. 변화는 곧 기회다. 기술을 통해 교육 제도를 얼마나 개선할 수 있을지 지금부터 논의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