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굴 체험부터 통일 나무 그리기까지
"여기서 300m 더 내려가면 본격적인 '제3 땅굴'이 시작됩니다. 발밑을 조심하세요."
비가 추적추적 내린 지난 27일 오전. 인천 연성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경기도 파주 임진각 관광지 내에 있는 땅굴로 줄지어 걸어 들어갔다. 제3 땅굴은 북한이 기습 작전을 수행할 목적으로 비무장지대(DMZ) 지하에 뚫은 남침용 군사 통로. 가파른 길을 한참 내려가자 땅굴이 모습을 드러냈다. 끝없이 이어진 갱도를 보며 아이들이 "아!" 하고 탄성을 질렀다.
올해 연성초 6학년 학생들은 통상적인 수학여행 대신 '통일 체험학습'을 선택했다. 강기철 연성초 교사(6학년 부장)는 "초등학생 시절 마지막 추억 여행을 더욱 뜻깊게 마무리하자는 의미에서 통일을 테마로 한 숙박형 체험학습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부터 1박 2일의 일정으로 진행된 체험학습은 ▲제3 땅굴 탐방 ▲도라 전망대 관람 ▲통일촌 견학 ▲통일미래센터 방문 등 통일을 테마로 꽉 채워졌다.
연천군에 있는 한반도 통일미래센터로 자리를 옮긴 학생들은 이곳에서 통일에 관한 키워드를 뽑아 '통일 나무'를 그리는 활동을 했다. 통일의 열매를 맺기 위해 뿌리에 어떤 영양분을 줘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양다현 양은 "북한이 남쪽으로 땅굴을 만들었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겁이 났다"면서 "남북이 서로 겨냥하는 일 없이 평화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