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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종 시대 핵심 스펙으로 주목받는 '의사소통 능력'

2016/09/18 18:03:08

청소년기에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충분히 생각하고 이를 조리있게 정리한 뒤 말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부모님, 친구들과 대화할 때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해보는 것도 좋다. 말하기 전에 글로 써보면 생각을 정리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 조미정 김영일교육컨설팅 교육연구소장은 "평소에 생각을 정리한 뒤 말하고 글을 쓰는 습관이 중요하다"며 "깊은 생각을 하기 위해 책을 읽고 기억할 만한 내용을 기록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김희동 소장은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는 교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고 조언했다. "교내 경시대회, 진로탐색활동, 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 등 다양한 학교 프로그램 중 단체 활동을 참여하세요. 자기의 생각을 친구들에게 말하고 그들의 생각을 듣는 연습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팀별로 소논문을 작성하는 활동은 자기가 맡은 부분을 친구들에게 설명하고 각자가 맡은 부분에 대해 설명을 들으면서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의사소통 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수행평가서도 드러나는 의사소통 능력

최근에는 수행평가를 통해 중·고생의 의사소통 능력을 직간접적으로 성적에 반영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발표나 보고서 작성 등 의사소통 능력을 직접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경기 성남의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10년차 경력 국어교사 김희진(가명·37·경기 성남시)씨는 학기별로 신문 기사, 감상문 등 형식의 글을 쓰는 수행평가를 내준다. 그는 "대학 신입생 때 아무런 준비 없이 리포트를 써서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 때문에 청소년기에 문학, 비문학적 글쓰기를 경험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이 같은 수행평가를 낸다"고 했다.

지능지수가 높더라도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하면 우수한 성적을 얻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충북의 한 초등학교 6학년생 김영진(가명)군은 수학, 과학에 소질 있는 우등생이지만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평범한 학생들처럼 친구들의 생각을 공감하거나 이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일을 어려워한다. 예컨대 쉬는 시간에 윷놀이, 젠가 등 보드게임을 즐기는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을 친구들이 게임하는 도중에 껴들어 게임을 망치는 식이다. 김군의 담임교사 홍민영(가명·28)씨는 "머리가 좋다고 모두 다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난 건 아니다"며 "최상위권에서는 수행평가를 통해 우열이 갈리기 때문에 이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의사소통 능력의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교육부는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및 관리 지침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과목 특성에 따라 100% 수행평가로 성적을 매길 수 있도록 했다.

이 때문에 각 시도교육청은 의사소통 능력을 강화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비경쟁식 토론수업을 확산한다고 지난 7일 밝혔다. 김경하 서울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장학사는 "비경쟁식 토론수업을 통해 학생의 생각의 폭을 넓히고 상대방의 생각을 이해하는 등 의사소통 능력을 길러주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 밖에도 서울시교육청, 제주도교육청 등이 교실에서 질문을 활성화하는 수업 변화를 통해 의사소통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학생들끼리 질문하고 답변하는 등 논의거리를 얘기하면서 서로 생각을 이해하는 기회를 주는 겁니다. 이전에는 말수가 적던 아이들도 이 수업을 통해 말문을 트는 경우가 생겼어요. 의사소통 능력의 핵심은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이에 대해 자기 생각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무조건 높은 수준의 토론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자기 수준에 맞게 질문하고 대답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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