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아리랑' 매력에 흠뻑
지난 25일 오후 광양제철초 관악부 연습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아름다운 화음이 흘러나왔다.
"한국 와서도 평소처럼 매일 두 시간씩 연습해요. 외국 가기 직전에는 하루에 다섯 시간씩 모여서 연주했어요."(6학년 김성준 군)
이번 유럽 순회공연은 독일 바이에른주 관악협회장과 뮌헨 경찰 합창단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광양제철초 관악부는 2002년부터 유럽 곳곳에서 잇따라 초대를 받고 있다. 그해 독일에서 열린 세계 청소년 관악 경연대회에서 '최고 연주상'을 받은 게 계기가 됐다. 지금껏 2002·2009·2011년 세 차례 유럽 순회공연을 펼쳤다.
올해는 관악부 단원 51명이 7월 24일부터 8월 4일까지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를 돌며 8차례 연주를 선보였다. 공연 장소는 학교 강당, 음식점, 야외 광장 등 다양했다.
"어디를 가나 사람들이 100명 넘게 모였어요. '삑사리(음 이탈)' 날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호응을 많이 해줘서 떨지 않고 잘 끝냈어요."(6학년 조윤성 군)
아이들이 준비해 간 곡은 총 20곡. '아리랑'과 야코프 더 한의 '팡파르 오브 코리아(Fanfare of Korea)',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아리오소(Arioso)', 줄리오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Ave Maria)' 등이다. 한국을 알리는 동시에 청중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비교적 친숙하고 밝은 곡 위주로 엄선했다.
이 중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곡은 '아리랑'이었다. 김승교(6학년) 양은 "아리랑을 듣고 난 외국인들이 '신선한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고 했다. "한국에 이렇게 좋은 음악이 있었느냐면서 깜짝 놀라더라고요. 어떤 사람은 직접 와서 노래 제목을 물어보기도 했어요.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우리나라 대표곡을 뽐낼 수 있어 뿌듯했어요."
"조금 안타까운 점도 있었어요. 동양인만 보면 '아 유 재패니스?' '아 유 차이니스?'라고만 묻더라고요. 앞으로도 공연을 통해 좀 더 적극적으로 한국을 알려야겠다 싶었어요."(6학년 진현철 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