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대회지만 관심은 뜨거웠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10일간 신청서를 접수한 결과 총 93팀이 대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동영상 심사를 거쳐 예선을 통과한 9개 팀이 이날 본선 무대에 섰다.
"한원 쬐우 추 베이 청웨이 쉰민정인."(한글의 원래 이름은 훈민정음입니다.)
초등부 참가자 김지빈(서울 신용산초 5) 양은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의 우수성을 중국어로 설명해 박수를 받았다. 김 양은 "세상의 모든 소리를 한글로 담을 수 있다(싀즤에샹 수어요 더 인 도우 넝 용 한원 라이 찌루 더)"고 강조하며 전 세계에 불고 있는 한국어 열풍을 조명했다.
민승욱(한성화교소학교 4) 군은 전남 화순에 있는 '고인돌'을 주제로 발표했다. 고인돌 분포 지도를 화면에 띄우며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청동기 문명이 가장 번성했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청동기 사람들이 커다란 돌을 옮겨 고인돌을 만드는 과정을 그림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짜이 춴쉬찌에샹 더 즤싀우 쫑 위에스 풘우 이샹 더 즤싀우 짜이 한반도우, 부 즤에더 흔빵 마?"(전 세계에 있는 고인돌 중에서 50% 이상이 한반도에 있다니,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참가자들은 5분짜리 발표를 위해 한 달 이상 연습에 매달렸다. 대부분 중국어로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한 '실력자'들. 대본도 직접 썼다고 했다. 일곱살 때부터 6년째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는 최원우 군은 "중국어가 어렵긴 하지만 성조가 있어서 말할 때 재밌다"고 했다.
경연장을 찾은 중국인들은 어린 학생들의 무대에 감탄했다. 심사를 맡은 장린차오씨는 "한국 어린이들이 중국어로 자국의 역사를 설명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 중국도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발음과 표현력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전문적인 해설이 인상적이었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