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희(17)는 2003년 드라마 아역으로 데뷔한 14년 차 배우다. '잘 자란 아역'의 대표적인 케이스다. 오늘(10일) 개봉한 영화 '국가대표 2'(감독 김종현)의 주연을 맡은 그를 지난 5일 만났다. 약속한 시각보다 30분 먼저 도착해 기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촬영장을 가든 친구를 만나든 항상 20분씩 일찍 나온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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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에 한 번씩 엉덩방아 찧으며 맹연습'국가대표 2'는 우리나라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감동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포츠 영화다. 탈북 아이스하키 선수(수애), 강제 퇴출당한 쇼트트랙 선수(오연서), 경력 10년의 필드하키 선수(하재숙), 아이스하키협회 경리(김슬기), 전직 피겨 요정(김예원) 등 서로 다른 사연을 지닌 멤버들이 하나로 뭉쳐 동계아시안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진지희는 대표팀 막내이자 최연소 국가대표 선수 '신소현' 역을 맡았다.
"영화 속 소현이는 중학생이에요. 나이는 어리지만 어른스러워요. 다른 사람들이 연습 안 해도 혼자서 끝까지 남아 연습할 정도로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요. 실제 제 성격과 비슷한 점이 많아요. '소현이는 딱 지희 너인 것 같다'는 얘기도 여러 번 들었어요."
운동선수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 배우들은 3개월 간 하루 두 시간씩 아이스링크에 모여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진지희는 "가짜 운동선수처럼 보이긴 싫었다"고 말했다. 개인 신발과 보호장구를 따로 구입할 정도로 의욕을 불태웠다.
"처음 연습할 땐 3분에 한 번씩 엉덩방아를 찧었어요. 다행히 아이스하키는 엉덩이, 팔꿈치, 무릎 등에 보호장구가 많아서 넘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빨리 떨쳐낼 수 있었어요."
스포츠 영화라 어느 정도 각오는 했지만 체력 소모가 대단했다. 마사지 기계를 달고 살았다. 얇은 스케이트날에 의지해 연기하다 보니 발목과 허리에 무리가 와 침도 수시로 맞았다. 빙판에 몸을 날리다시피 하며 열심히 한 덕에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코치로부터 아마추어 대회에 나가도 손색없겠다는 칭찬까지 받았다.
"예전에는 촬영장에서 항상 혼자였는데 이번엔 (배우) 언니들과 함께해서 너무 좋았어요. '오늘은 언니들과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 하는 기대감으로 영화 찍는 내내 설레고 즐거웠어요. 배우들 간의 호흡, 동료애라는 걸 처음으로 느꼈어요."
◇드라마 보는 것도 '공부'… 선배들 연기가 '교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