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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 깡패’들의 좌충우돌 성장기

2016/08/01 11:30:18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로 강의를 하는 정현지(27) 드림유니버시티 대표는 서울과학고를 나와 연세대에서 경영학과 및 아동가족학을 복수 전공했다. 지금은 서울대 경영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일견 완벽한 듯한 그의 학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20세부터 4년의 공백이 있다. 방황은 서울과학고를 졸업하면서 시작됐다. “의사가 되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공부하다가 첫 대학 입시에 실패했어요. 그것만 보고 달렸는데 앞이 캄캄했죠. 걱정이 얼마나 많았겠어요? 그런데 한편으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대학에 떨어졌으니 다른 길로 한번 가보자. 사회가 정한 교육 시스템 외에도 살아갈 만한 다양한 길이 있을 거다’ 하고요.” 그때부터 그는 전단 제작 아르바이트를 포함, 광고·기획·마케팅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청소년을 가르치는 교육 봉사도 해봤고, 경영 컨설팅 회사 창업도 해봤다. ‘왜 사는지’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새로운 일을 접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알게 됐다고 한다. “경험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청소년에게 도움 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려면 경영학과 아동가족학을 공부해야 했죠. 대학에 가야 하는 이유가 생기니 수능 공부도 잘됐습니다. 입학 후 대학에서도 목적의식을 갖고 폭넓게 공부할 수 있었고요.”

그는 “진로는 객관식이 아니라 주관식”이라고 했다. “학벌의 의미는 점점 작아지고 있습니다. 표준화된 인재가 필요한 산업사회는 이미 지나갔습니다. 이제는 인공지능까지 등장한 시대잖아요. 앞으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나만의 색깔이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일자리만이 답도 아니라고 봐요.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면 됩니다. 진로는 주관식처럼 정답이 없는 것 같아요.” 그는 “나만의 색깔을 찾으려면 갖은 경험에 도전하며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또 “남의 시선에 맞춘 것이 아닌, 스스로 찾아낸 삶의 목적을 직업으로 연결해낼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수Ⅰ“나에 대한 치열한 고민 없으면 학벌도 다 소용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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