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급 최강자… 4년간 한 번도 진 적 없어
지난 12일 태릉선수촌 태권도 훈련장. 오후 훈련을 마치고 나온 김태훈 선수의 흰 도복이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도복 위에 맨 띠까지 땀에 절어 축축했다. 근력 운동, 기술 훈련, 발차기, 겨루기…. 오전 7시부터 밤 9시까지 계속되는 고된 훈련에도 몸을 아끼는 법이 없다.
김태훈은 54㎏급 세계 최강자다. 지난 4년간 이 체급에서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나갔다 하면 무조건 금메달이다. 올림픽에는 54㎏급이 없어서 58㎏급으로 체급을 높여 출전한다. 생애 첫 올림픽을 앞두고 김태훈은 자신감을 보였다.
"그런 상상 많이 해요. 올림픽 금메달 따는 상상이요(웃음). 요샌 잘 때 올림픽에서 경기하는 꿈도 꿔요. 꿈에서는 이기는데 꿈처럼 되면 좋겠죠."
초등학교 시절 김태훈은 왜소하고 연약한 소년이었다. 체력을 기르기 위해 두 살 터울의 누나와 함께 태권도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주니어 국가대표에 뽑힐 정도로 재능을 보였던 누나를 따라 태권도 선수의 길로 들어섰지만, 중학교 시절엔 성적이 저조했다. 중3 때 168㎝였던 키가 강원체고를 다니면서 15㎝ 자랐고 성적도 수직상승했다. 뛰어난 체력과 영리한 플레이, 여기에 긴 팔다리까지 갖추면서 실력은 날개를 달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예요. 국가대표 달고 처음 출전한 세계대회였는데 금메달을 따서 정말 기뻤어요. 그땐 그게 얼마나 큰 무대인지 몰랐기 때문에 하나도 안 떨었던 것 같아요."
4년간 김태훈 선수를 가르친 이동주(동아대 감독·41) 올림픽 코치가 옆에서 한마디 거들었다. "태훈이는 큰 대회에서도 떠는 법이 없어요. 오히려 지켜보는 제가 떨죠(웃음). 타고난 강심장이에요."
◇"라이벌 파르잔과의 대결 두렵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