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기계공고는 지난 2010년 마이스터(meister·장인) 고등학교로 지정받았다. 마이스터고는 젊은 기술 명장을 양성하자는 취지에서 정부가 도입해 전폭적으로 지원한 제도였다. 전국 47개교가 마이스터고 지정을 받았으며, 조선 관련 학과가 있는 학교는 군산기계공고와 거제공업고, 삼천포공업고(이상 2010년 지정), 울산현대공고(2015년 지정)이다. 하지만 국내 조선업계 불황 탓에 조선 관련 학과를 둔 마이스터고는 학과 개편을 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조선해양공학과를 둔 42개 대학 역시 '구조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조선(造船) 관련 학과 폐지군산기계공고는 마이스터고 지정을 받자 조선산업설비과(정원 40명)와 선박전기과(정원 40명)를 새로 만들었다. 당시 군산에 대형 선박을 만드는 현대중공업이 들어오자 현장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키우기 위해서였다. 마이스터고 지정 후 첫 졸업생을 냈던 2012년에는 2개 과에서 11명이 조선업계에 취업했고, 2015년엔 대형 조선소에 합격한 학생들을 포함해 15명이 관련 업계에 진출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나빠졌다. 조선산업설비과 졸업반 37명 중 조선업과 관련한 기업에 들어간 인원은 5명뿐이다. 나머지 32명 중 28명은 자동화 장치, 부품 제조 등 일반 기계 분야로 방향을 틀었고 4명은 아직 취업하지 못했다. 선박전기과 3학년 학생 41명 중에서도 4명만 조선업계에 일자리를 잡았다. 29명은 일반 전기 관련 분야로 눈을 돌려 취업했고, 8명은 아직 진로 고민을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취업률 자체는 90%에 가까워 전국 평균과 비슷하지만 전공을 살리지 못해 명장(名匠)으로 가는 길에서 벗어나게 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군산기계공고는 내년부터 조선산업설비과와 선박전기과를 폐지하고, 각각 기계과와 전기시스템제어과에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안석태 군산기계공고 교장은 "학부모, 학생, 동문 등과 상의한 끝에 전공 관련 취업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커리큘럼을 개편했다"고 말했다.
◇대형 조선소 취업해도 불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