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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장이 된 '학교 숲'
"난 소나무로 할래!" "그럼 난 배롱나무! (웃음)"
오후 수업이 한창인 활천초에 들어서자 어린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소리가 난 곳은 교실이 아닌 학교 안 숲 속. 어린이들은 나무와 꽃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었다. 소나무 앞에서 무언가를 적던 이은솔(6학년) 양은 "나무를 관찰하고 그 특성을 살펴보고 있었다. 사계절 내내 푸른 소나무를 보면서 나도 내 꿈에 다가가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귀띔했다.
수업 내내 어린이들은 숲과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였다. 학교 곳곳에 있는 나무와 야생화를 보면서 '나의 꿈나무 나의 미래'라고 쓰인 학습지를 빼곡히 채워 나갔다. 박재수 선생님은 "오늘 수업은 환경진로통합 프로그램의 하나로 실과 교과와 연계해 진행하고 있다"며 "습성이 제각각 다른 나무와 야생화 등을 보며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한 수업"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수업처럼 활천초는 숲을 활용한 다양한 교육이 진행 중이다. 매주 학생들은 식물과 흙 등 숲의 생태를 직접 관찰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특히 학년별로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1·2학년은 환경 인성 교육 ▲3·4학년은 환경 창의 교육 ▲5·6학년은 환경 진로 교육으로 구성했다.
활천초 환경교육의 기틀이 된 학교 숲이 처음으로 조성된 건 지난 2003년. 이후 10여년간 숲 가꾸기 운동이 이뤄지며 느티나무, 메타세쿼이아 등 22종, 200여 그루가 학교 안에 들어섰다. 2014년에는 진로·환경교육 통합 프로그램인 '꿈길 품은 활천 학교 숲 체험 프로그램'으로 한 단계 발전시켜 학교 단위로는 전국 최초로 환경부장관 인증을 받았다. 예성수 활천초 교장은 "학교 숲을 통해 공단 내 환경교육에 대한 인식을 환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환경교육 운영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