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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개 뼈가 들려주는 개인사(個人史)생물인류학자는 인간의 생물학적 특성을 밝히는 사람이다. 우 교수는 생물인류학에서도 사람뼈대학을 전공했다. 고고학 유적지에서 나온 사람의 뼈와 치아를 연구해 고대인들의 생물학적 특성, 역사, 문화를 규명하는 학문이다. 1999년부터 생물인류학자로 활동한 우 교수는 서울 은평구 뉴타운, 부산 강서구 가덕도, 경남 사천 늑도 유적지 등에서 발굴된 유골을 분석했다. 지금까지 살핀 고(古)인골만 1000개체가 넘는다.
우 교수는 "하나의 유골을 복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이상"이라고 했다. "이번에 복원된 신라인은 전신 뼈를 붙이는 데만 약 1년을 보냈어요. 조각난 부위를 손으로 하나하나 다 맞췄죠. 복원 결과 얼굴 폭이 오늘날 한국 여성보다 좌우로는 좁고 위아래로는 짧은 형태였습니다."
뼈의 주인은 30대 후반의 여성으로, 사망 당시 키는 150~160㎝로 추정됐다. 우 교수에 따르면 성별은 골반 모양으로 알아낸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넓은 골반을 갖고 있다. 신장은 대퇴골(넓적다리뼈)로 가늠한다. 대퇴골 길이와 키는 비례하기 때문이다.
"나이는 뼈대 성장 단계로 파악했어요. 인간은 300여 개의 뼈를 갖고 태어나는데 크면서 나뉘어 있던 뼈가 하나 둘 붙기 시작합니다. 성인이 되면 보통 206개만 남아요. 뼈가 어느 정도 붙었는지 보면 나이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치아 내부의 조직학적인 변화도 나이 추정에 이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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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는 '시대를 읽는 수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