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7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있는 고은초등학교 5학년 1반 교실 여기저기서 아쉬운 탄식과 비명이 쏟아져 나왔다. 2인 1조가 된 아이들은 안대로 눈을 가리고 감각에만 의지한 채 짝꿍과 점토를 활용해 판다를 만들고 있었다. 주어진 시간이 지나 안대를 벗자, 책상 위에는 판다와는 전혀 다른 우스꽝스러운 모양의 점토 덩어리들이 덩그렇게 놓여 있었다. 이어 아이들은 종이 반창고로 손가락을 구부리지 못하게 고정한 다음 책상에 놓인 간식을 짝꿍 입에 넣어주는 활동, 목장갑을 끼고 꽉 닫힌 병뚜껑을 열어보는 미션 등을 했다. 박지민 양은 "마음처럼 몸이 움직여주지 않아 불편하고 짜증 났다"며 "잠시나마 몸이 불편한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