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중요시하는 여학생들, SNS에 열광
이날 학교에서 만난 5~6학년 여학생들은 대부분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고 있었고, 절반 이상은 SNS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여학생들을 붙잡고 이야기를 나눴다.
"주로 제 기분이나 상황을 SNS에 올려요. 음식 사진이나 강아지 사진도 올리고요. '좋아요' 600개까지 받아봤어요."
"화나거나 우울할 때 글을 올리면 위로하는 댓글이 달리니까 힘이 나죠. 기분도 풀리고요."
"저는 직접 올리진 않고요. 좋은 정보나 재미있는 기사를 보면 '공유하기' 눌러서 친구들이랑 봐요."
"예전에는 카스(카카오스토리)를 많이 했는데 요샌 거의 다 페북(페이스북)으로 넘어왔어요."
현직 교사들은 "남학생 중에서도 SNS를 하는 아이들이 있지만, 여학생 숫자가 훨씬 더 많고 적극적으로 사용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철래 용인 모현초 교사는 "여학생들은 '관계'를, 남학생들은 '서열'을 중요시하는 성향이 있다"며 "여학생들이 사회 관계망 서비스인 SNS에 열광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의 경우 사용 연령을 14세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초등학생들은 가짜 생년월일을 입력해 손쉽게 계정을 만든다. 학교 친구들과 SNS 상에서 또 한 번 친구를 맺고, 서로 '좋아요'를 눌러주면서 기존 관계를 돈독히 한다. 모르는 사람과 친구가 되기도 한다. 5학년 정모 양은 "연예인이나 '페북 스타' 같은 유명인과 친구가 될 수 있어서 SNS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반 지모 양은 "SNS를 하면 아는 사람이 늘어나니까 친구 관계가 넓어지는 느낌"이라고 했다.
문제는 학생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SNS에 얽매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학교에서 만난 여학생들에게 하루 SNS 사용 시간을 물었더니 1시간에서 2시간 사이를 가장 많이 가리켰다. 학교 마친 뒤부터 새벽 1~2시까지 하루 6시간 이상 SNS를 사용한다는 6학년 이모 양은 "집 안에서 걸어다닐 때도 페북을 한다"며 "페친(페이스북 친구)이 500명 넘다 보니 관리를 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