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과 책임 공존
도씨는 고교 2학년 때인 2014년 이 학교에 왔다. 그전엔 소위 '교육 특구' 중 하나인 서울 목동에서 공부하며 입시에 대한 심한 압박감에 시달렸다고 했다. "모든 과목을 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어요. 주입식 교육에다 늦은 시각까지 학교에 남아 야간 자율학습을 해야 하는 상황도 너무 답답했고요. 다 벗어나서 좀 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공부하고 싶었어요." 그는 "EF국제사립학교 뉴욕 캠퍼스는 자유와 책임이 공존하는 곳"이라고 했다. "여기선 수업 과목 선택부터 출석까지 전부 제가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요. 클럽 활동, 대입 상담, 숙제, 외출까지도요. 하지만 선택에 따른 책임도 제 몫이에요. 그걸 알게 되면서 다양한 활동을 스스로 알아보고 참가하려고 노력하게 됐어요." 그는 KSEA(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 수학·과학 경시대회 수학 부문 2등, 퀸스컬리지 총장상, AIME(미국 수학 경시대회) 등 수학 분야에서 여러 상을 받았다. "대회에 참가하라고 강요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학교가 학생들이 하는 대외 활동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요. 특정 대회에 참여하고 싶다고 학교에 얘기하면 숙박비나 교통비 같은 부수적 지원까지 받을 수 있었어요. MIT-하버드 수학대회에 참가할 때도 그랬고요."
◇"입시 스트레스 줄어 공부에 더 집중"신군은 이곳 기숙사에서 공부하느라 밤을 새운 날이 많았다고 했다. "IB 디플로마는 6과목으로 구성돼 한국 고교 과정보다 과목 수가 적지만 숙제 양이 많아요. 여기다 11학년 때 AP(대학 과목 선이수제) 세 과목을 추가하는 바람에 시간이 늘 부족했어요." IB 디플로마는 비교과를 다루는 CAS(Creativity·Action·Service)를 필수 과목으로 정해 학생들이 반드시 클럽 활동을 하도록 하므로 신군은 클럽 활동에도 적지 않은 시간을 들였다. 2년간 학생회장과 밴드부 리더를 맡았고, 아래 학년을 가르치는 생물 과목 튜터링(tutoring)도 꾸준히 했다. 현재 이 학교엔 모의 UN·축구·수학·골프·트랙·봉사·미술·체스·크로스컨트리 등 45개 이상의 클럽이 개설돼 있다. 클럽 관리만 전담하는 교사도 근무 중이다. 신군은 "일주일에 서너 번은 밤을 새웠고 사흘 연속 잠을 못 잔 적도 있다"며 "꼭 '산 송장' 같은 상태로 학기를 보냈던 것 같다"고 기억했다. 그는 "그래도 스스로 택한 활동이라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할 수 있다는 점이 모두가 같은 커리큘럼을 강요당하는 한국 학교생활과 다른 점"이라고 했다. 도씨도 "해야 할 건 많지만, 한국에서 입시 스트레스를 받을 때보다 마음이 편안했다"고 말했다. "한국처럼 중간·기말고사로 내신이 결정되는 게 아니라 성적에 반영되는 요소가 더 많아요. 숙제·퀴즈가 계속 주어지거든요. 시험을 못 쳤을 때 선생님께 부탁하면 재시험 기회도 주시곤 해요. 공부하는 만큼 성적이 나오는 건 똑같지만, 부담이 훨씬 덜해 오히려 학교생활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