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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형태 유형별 학교폭력 앱 개발박 교사가 학교폭력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교에서 싸움 잘하기로 유명해 소위 '짱'으로 불리는 아이의 담임을 맡으면서부터다. 말썽을 많이 부려 경찰서까지 간 적도 있었다. 그런데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기 위해 상담을 할 때마다 오히려 아이에게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아이는 왜 그런 행동을 자신이 했는지 모르겠다며 힘들어했어요. 그런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도와달라고까지 했죠. 잘못된 행동인지 모르고 계속하다가 점차 학교폭력으로까지 이어진 경우였죠. 그 과정에서 저는 학교폭력이 일어난 다음에 상담할 것이 아니라 사전에 학교폭력이 얼마나 괴로운 것인지를 알려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이후 학교에서 학교폭력책임교사 겸 생활부장을 맡으면서 관심이 이어졌다. 울산시교육청으로부터 생활교육전문연구단에도 뽑혀 초·중·고 생활부장단과 함께 학교폭력에 대해 정책 연구도 했다. 박 교사의 영향으로 남편 안 교사 역시 학교폭력에 서서히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마침 생활환경이 열악한 지역의 초등학교로 부임하면서 학교폭력 때문에 고통받는 학생을 여럿 만났다. 안 교사는 "창의적체험 활동 시간을 활용해 학교폭력에 관한 교육을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부부는 학교폭력예방 교육 프로그램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대부분 딱딱한 이론식 수업이나 외부업체에 의지한 일회성 강의가 많았다. 안타까운 마음을 달래고자 부부는 큰 결심을 했다. 직접 만들어보자고 뜻을 모은 것이다. 일단 두 사람은 아이들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주사위를 던져 나오는 칸에 표시된 학교폭력 상황을 직접 체험해보는 게임을 만들었다. 몇 개월간의 과정 끝에 만든 보드게임은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았다. 다른 교사들로부터 문의가 이어졌다. 더 많은 아이를 교육하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앱까지 만들었다.
"학교폭력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 유인,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폭력 등에 의해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가져오는 행위'라고 정의돼 있어요.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투성이라서 체감하기 어렵죠. 그래서 게임에 구체적인 상황을 넣었어요. 복도에서 아무 이유 없이 친구를 미는 행동, 카톡으로 심한 말을 하는 것도 폭력임을 알려줬죠. 학교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 둘 다 경험하게도 했어요. 그러자 대다수의 아이가 이런 행동도 학교폭력인지 몰랐다며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얘기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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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막기 위한 노력 이어 가고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