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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문화재의 미래 '보존과학'

2016/03/17 16:38:09

보존과학이란 말 그대로 문화재의 보존과 복원을 위한 과학이다. 종종 의학에 비유되기도 한다. 그 과정이 한마디로 '크고 작은 손상에 대한 진단(검사)과 치료(수술)'로 정리될 수 있어서다. 대상이 각각 인간과 문화재라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천주현(46) 학예연구사는 "실제 병원에서 쓰는 도구를 활용한다"며 웃었다. "핀셋은 조각을 붙이고, 메스는 표면 부식층 등을 제거하는 데 사용합니다. 또 CT와 X선 장비 등도 갖추고 있지요."

우리나라에서 보존과학의 필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건 1950년대 후반부터다. 이후 1968년 유네스코 산하 국제문화재복원복구센터에 가입하고, 1970년대 초 경주 지역 발굴이 진행되면서 더욱 활발히 얘기됐다.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는 1976년 보존기술실이란 이름으로 출발했다. 당시 단 2명이던 인원은 현재 30여 명에 이른다. 분야도 세분돼 금속, 목재, 토기·도자기, 석조, 서화, 직물, 석재·벽화, 환경, 분석 등 총 9개다. 천 연구사는 "오늘날 국립문화재연구소와 함께 한국 보존과학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다"며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진단에, 우리는 수술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창기에는 장비가 열악해 이쑤시개로 접착제를 붙이는 등 단순 복원·보존처리만 했다. 그러나 과학기술 발달로 지금은 다양한 첨단 장비를 동원해 작업한다. 검사 단계에선 주로 적외선·가시광선·자외선·X선과 같은 빛을 이용한다. 이로 인해 X선형광분석기와 자외가시광분광분석기 등의 기기를 갖췄다. 복원에는 최근 들어 3차원 스캐닝·모델링·프린팅 기술이 도입됐다. 3D 프린터의 등장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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