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15 16:54:35
◇아이들 노는 모습에서 아이디어 얻어 개발
과거 의사들은 감각에 의존해 환자의 상태를 파악했다. 사람의 몸을 톡톡 두드려 진찰하는 ‘타진’, 체내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진단하는 ‘청진’ 등이 이러한 방법이었다.
타진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환자의 몸통을 손가락 끝으로 직접 두드리거나 한 손을 몸에 대고 그 위를 반대편 손의 손가락으로 치는 방식이다. 의사들은 이때 나타나는 소리, 반응을 건강한 사람과 비교해 현재 상태를 살폈다.
청진은 타진보다 역사가 길다. 고대 그리스에서도 사용됐다. 당시 의료진은 얇은 천을 환자 가슴에 댄 뒤 자신의 귀를 가져갔다. 그러나 환자 몸에 바싹 붙어 진단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 남자 의료진이 여자 환자를 상대하는 경우가 그랬다. 1816년 프랑스 파리에서 귀족 아가씨를 진찰하던 의사 르네 라에네크(1781~1826)도 이런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그의 앞에 있는 환자는 가슴을 움켜쥐고 고통스러워했다. 라에네크는 심장병을 의심했지만, 여성의 가슴에 귀를 대기가 민망하고 조심스러웠다. 게다가 여성이 너무 뚱뚱해 타진법으로는 제대로 된 결과를 얻을 수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