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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예술적 감성 '캔버스'에 담았어요"

2016/02/14 16:42:18

◇입시 물들지 않은 순수성에 높은 점수

"아직 한 번도 학원에서 미술을 배워본 적이 없습니다. 늘 혼자 그림을 그렸어요."

이날 2등과 3등은 가장 어린 참가자인 중학교 1학년생들이 차지했다. 특히 2등을 수상한 안기진(서울 강신중 1)양은 "미술 사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해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했다. 안양이 이날 발표한 그림엔 전쟁과 아픔을 상징하는 붉은 길 위에 다양한 인종이 함께 걷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는 "각종 전쟁은 사람들이 서로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난다"며 "각자 다름을 이해한다면 이런 비극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림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심사위원을 맡은 한 교사는 "재능 넘치면서도 입시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그림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3등을 차지한 장세은(마산 양덕중 1)양도 미술을 시작한 지 겨우 7개월 됐다. 벽지를 직접 잘라 만든 대형 캔버스(가로 92㎝·세로 180㎝)에는 야구선수·축구선수·바지 입은 여학생 등 여러 모습의 여성들이 그려져 있었다. 장양은 "사람들이 개성을 인정하지 않고 '여자라면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내게 강요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본다"며 "이 같은 생각을 그림에 담았다"고 했다. 장양은 이번 심사를 준비하느라 사흘 밤을 새우고 새벽 비행기를 탔다. 한 심사위원은 "때묻지 않은 그림과 열심히 발표하려는 태도를 보면서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EF국제사립학교 관계자는 "세 명의 수상자 모두 '입시 미술'에 매몰되지 않았다는 특징이 있었다"며 "미술을 뒤늦게 시작한 유학생이 최근 외국 대학에서 높은 합격률을 기록하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지난해 EF국제사립학교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미술 재능을 발견한 뒤 입시를 준비해 1년 만에 명문대에 합격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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